
KIA가 트레이드로 내보냈고, 새 팀에서는 육성선수까지 신분이 내려갔던 투수가 있다. 그 투수가 지금, 한화 사령탑의 입에서 팀 불펜 구위 1위로 불리고 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지난 2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이 투수에 대한 질문에 “지금 현재로 팀 내 불펜에서 구위는 제일 좋다”며 “처음에는 8회 등판에 부담을 가져서 페이스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어느 상황에 올라가더라도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은 2000년생 우완 장유호다. 올 시즌 18경기 23⅔이닝 2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전광판에 최고 150km/h 이상이 찍히는 빠른 공으로 타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4일 삼성전에서도 왕옌청의 뒤를 이어 1이닝 무실점 홀드를 챙기며 팀의 3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트레이드, 2군, 육성선수.. 길었던 바닥

장유호는 2019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로 KIA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부터 1군 13경기에 나서며 잠재력을 인정받았고, 상무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시즌에도 9경기 14⅓이닝 평균자책점 3.14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후 1군 등판이 한 경기에 그칠 만큼 뚝 끊기는 성장통을 겪었고, 2023시즌을 앞두고 한화로 트레이드됐다. 새 팀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2군에만 머물렀다. 정식선수에서 육성선수로 신분이 바뀌는 시기도 겪었다.

반등은 올해 찾아왔다. 이를 악물고 시즌을 준비한 끝에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호투했고, 6월 5일 올해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들었다. 이후 추격조를 거쳐 현재는 준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다.
구속을 끌어올린 겨울, 자신감을 붙인 한마디

장유호는 “직구 구속이 지난해 후반기부터 조금씩 올라가고 있는데, 이번 스프링캠프 때 메커닉을 수정하고 팔 스윙이 빨라지면서 더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했다. 박승민 투수코치가 직구를 던졌을 때 정타가 거의 없으니 많이 던져보자고 조언한 것도 자신감의 근거가 됐다고 한다.

장유호는 “마운드에 오르는 게 너무 즐겁다. 원정 때 숙소에서 스트레칭을 하는 순간부터 설렌다”며 시즌 끝까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화는 4일 승리로 5위 KIA와 승차를 4경기로 좁히며 5강 추격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리드 상황 8회를 맡을 수 있는 불펜이 생겼다는 것, 그 자체가 후반기 한화의 새 변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