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년 LG 트윈스에서 데뷔해 KIA, 한화를 거쳐 키움에서 플레잉 코치로 프로 생활 마지막을 보내던 이용규(41)가 불명예스러운 퇴장을 맞았다.
KBO는 25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이용규 전 코치에게 2년 실격 처분을 내렸다. 이미 사고 당일 스스로 은퇴 의사를 밝힌 상황이었지만, 징계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사고 경위부터 짚어보면

지난 12일 오전 6시 25분, 경기도 구리시 왕복 6차로에서 이용규는 술을 마신 채 운전대를 잡았다. 지인과의 술자리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이었다.
적색 신호를 무시하고 직진하다 정상 신호에 유턴하던 맞은편 차량과 충돌했고, 그 충격으로 튕겨 나간 차량이 갓길에 정차해 있던 경찰 순찰차 후미까지 들이받고서야 멈췄다. 유턴 차량의 60대 운전자와 순찰차 안의 경찰관 1명이 각각 경상을 입었다. 현장 음주 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 이상)을 웃돌았다.
KBO가 내린 징계, 2년 실격

KBO 규약 제151조에 따르면 면허취소 수준의 음주운전은 기본 1년 실격 처분 대상이다. 이번에 이용규가 받은 2년 실격은 기본 1년에 가중 처벌 1년이 더해진 결과다.
코치로서 선수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임에도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인명 피해가 발생한 큰 사고를 일으킨 점이 가중 사유로 적용됐다. 기존 음주운전 단순 적발 사례들이 1년 실격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단계 높은 처분이다.
솜방망이라는 시각, 왜 나오나

그럼에도 2년 실격이 충분하냐는 시각이 많다. 단순 음주 단속이 아니라 면허취소 수준의 만취 상태에서 신호 위반, 일반 차량과 경찰차를 잇따라 들이받아 인명 피해를 낸 사고였다. 일반 시민이었다면 형사 처벌과 민사 책임을 동시에 져야 하는 중대 사안이다.
비교 대상이 되는 KBO 징계 사례들을 보면 더 선명해진다. 단순 음주 단속에 걸린 LG 이상영, 김유민 모두 1년 실격에 그쳤다. 이번 이용규 건은 인명 피해가 있는 교통사고라는 점에서 확실히 더 무거운 사안임에도, 결과적으로 받은 징계는 2년 실격이라는 게 팬들 입장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배경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미 자진 은퇴를 선언한 상태에서 내려진 2년 실격이 실질적인 제재 효과가 있느냐는 점이다. 현장에 복귀할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2년 실격이 얼마나 의미 있는 처벌인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KBO 규약의 한계

현행 KBO 규약상 음주운전 2회 적발 시 5년, 3회 이상이면 영구 실격이다. 첫 적발이라는 이유로 사고의 경중과 무관하게 비슷한 수위의 징계가 내려지는 구조적 문제가 이번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사고 경위나 피해 규모에 따라 징계를 세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커지는 이유다. KBO가 2022년 음주운전 제재를 강화한 이후에도 매 시즌 음주운전 사례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행 징계 수위가 억지력으로 제대로 기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