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이 부진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 키움 수비가 이렇게 형편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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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A 3.70. 복귀 시즌 안우진(27)의 성적표를 보고 “옛날 같지 않네”라고 말하는 팬들이 적지 않다. 그런데 스탯 하나만 더 열어보면 이야기가 완전히 뒤집힌다.

FIP 2.20. 수비의 도움을 걷어내고 투수 본인의 책임만 계산한 이 지표에서 안우진은 전성기와 다를 게 없는 투수다. 부진한 건 안우진이 아니라, 그 뒤에 서 있는 키움일 수 있다는 얘기다.

ERA 3.70의 착시, FIP 2.20의 진실

FIP(수비무관 평균자책점)는 삼진, 볼넷, 피홈런처럼 투수가 온전히 통제하는 결과만으로 계산하는 지표다. 인플레이 타구가 안타가 되느냐 아웃이 되느냐는 수비와 운의 영역이라 아예 빼버린다. 그래서 ERA와 FIP의 격차가 크면, 실점의 상당 부분이 투수 바깥에서 만들어졌다는 신호로 읽는다.

안우진의 격차는 1.5점. 이 정도면 신호가 아니라 사이렌이다. 더 놀라운 건 FIP 2.20이 리그를 지배했던 2022~2023시즌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삼진을 잡고, 볼넷을 억제하고, 홈런을 안 맞는 능력, 즉 투수의 본질은 이미 전성기로 돌아와 있다. 그런데 아웃이 됐어야 할 타구들이 안타로 살아나고, 끊겼어야 할 이닝이 연장되면서 자책점만 쌓이고 있는 것이다.

그 뒤에 서 있는 팀의 문제

이 괴리의 배경에는 키움의 팀 사정이 있다. 센터라인의 핵심을 연달아 해외로 떠나보낸 키움은 올해 리그 최약체로 평가받는 팀이다. 젊은 야수 위주로 꾸려진 내외야는 수비 범위와 안정감 모두에서 리그 하위권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고, 그 대가는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바꿔야 먹고사는 투수들이 치른다. 안우진이 아무리 범타를 유도해도 그 타구를 잡아줄 글러브가 부족하다면, ERA는 투수 혼자의 성적표가 아니게 된다.

물론 반론의 여지도 있다. ERA가 어떻든 실점은 실점이고, 진짜 에이스라면 수비 불운까지 삼진으로 지워버려야 한다는 시각도 가능하다. 복귀 시즌이라 표본이 충분치 않다는 점, FIP도 만능 지표는 아니라는 점 역시 감안해야 한다.

‘부진’이 아니라 ‘독박’이다

그래도 결론의 방향은 분명하다. 토미존과 어깨 수술을 연달아 이겨내고 돌아온 투수가, 삼진·볼넷·홈런이라는 본질에서 리그 정상급 수치를 다시 찍고 있다.

15승에 224탈삼진을 쌓던 2022년의 그 공이 돌아왔는데 성적표만 팀 사정에 발목 잡힌 그림이다. 수비가 조금만 받쳐주거나 타구 운이 평균으로 돌아오면 ERA는 FIP를 향해 수렴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안우진에게 필요한 건 재조정이 아니라, 뒤에서 공을 잡아줄 아홉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