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태인(26)의 몸값이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해설위원 윤희상이 방송에서 원태인의 예상 계약 규모로 10년 300억원을 제시하자, 팬들 사이에서 격론이 벌어진 것이다.
문제는 삼성 앞에 원태인만 있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투타 간판 원태인과 구자욱이 동시에 FA 시장에 나온다. 그리고 둘을 모두 붙잡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워 보인다.
기준점을 올려버린 노시환의 307억

300억이라는 숫자가 허무맹랑하지 않은 근거는 이미 존재한다. 한화가 지난 2월 노시환과 맺은 11년 총액 307억원 계약이다. KBO 역대 최대 규모로, 단숨에 300억 시대를 연 이 계약이 프랜차이즈 스타들의 새 기준점이 됐다.
노시환과 2000년생 동갑내기이자 함께 이번 시장의 빅2로 꼽혀온 원태인이 그에 준하는 대우를 요구할 명분은 충분하다는 게 몸값 옹호론의 핵심이다. 실제 삼성은 겨울 내내 원태인과 200억원대 다년계약을 논의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한 채 시즌을 맞았다.
그러나 겹치는 세 개의 악재

둘 다 잡기 어렵다는 전망에는 이유가 있다. 첫째, 총액의 무게다. 원태인에게 200~300억원, 5년 120억원 계약을 마친 구자욱에게 그에 걸맞은 후속 계약까지 안기면 한 겨울에 500억원 안팎을 쏟아야 한다. 샐러리캡 체제에서 선발 한 자리에 연평균 30억원을 배정하면 다른 보강이 막힌다는 지적이 팬들 사이에서 나온다.

둘째, 투수 장기계약의 리스크다. 야수인 노시환과 달리 투수는 수술 한 번에 폼을 잃을 수 있어, 10년 계약은 구단으로선 도박에 가깝다는 회의론이 많다. 셋째, 하필 올해 원태인의 성적이다.
5승 5패 평균자책점 3.84, WAR 10위. 리그 최고 토종 선발이라는 지난 2년의 위상과 거리가 있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탈락하면서, 구단과 선수의 눈높이 차이가 벌어질 여지가 커졌다.
그래도 놓치면 더 큰 재앙이다

반론도 강력하다. 원태인급 젊은 토종 선발은 리그에 대체재 자체가 없고, 시장에 나가는 순간 타 구단들이 지를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 상징성까지 고려하면 삼성이 원태인이나 구자욱 중 한 명이라도 놓치는 순간 팬심의 후폭풍은 계약금 그 이상이라는 목소리도 높다. 1000만 관중 시대에 구단 수입이 늘어난 만큼 연 30억원이 과하지 않다는 현실론도 있다.

결국 이번 겨울 삼성은 창단 이래 가장 비싼 선택지 앞에 선다. 둘 다 잡으면 재정이, 하나를 놓치면 민심이 흔들린다. 남은 시즌 원태인의 반등 여부가 이 방정식의 첫 번째 변수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