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었다.” 김태형 감독이 지난달 미디어데이에서 한 말이다. 스프링캠프 원정도박, 선수 사생활 논란에 이어 이번엔 팬 비하 발언까지. 롯데는 올 시즌 들어 끊임없는 구설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는 13일 최충연(29)과 윤성빈(27)을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공식 입장은 내놓지 않았지만, 사실상 문책성 결정으로 해석된다. 두 선수 모두 최근 불거진 ‘팬 비하 논란’의 당사자들이기 때문이다.
“한국타이어보다 못한 뚱녀”

지난 10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해 12월 부산 전포동의 한 술집 앞에서 촬영된 영상이다. 최충연과 윤성빈이 술집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고, 한 여성 팬이 사진 촬영을 요청하며 다가왔다. 그러자 최충연이 “한국타이어보다 못한 뚱녀”라며 모욕적인 발언을 내뱉었다. 팬들의 행동을 흉내 내며 조롱하는 장면도 담겼다.
해당 영상은 피해 여성이 직접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커지자 최충연은 피해 여성에게 직접 연락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사과하고 영상 삭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팬들 성명문까지 발표

일부 롯데 팬들은 ‘부산 갈매기 일동’ 명의로 성명문을 냈다. “팬은 성적이 좋을 때만 존재하는 장식물이 아니다. 연패의 시간에도 좌절의 계절에도 팀을 버리지 않고 끝내 남아있는 사람들이 바로 팬”이라며 “그런 팬을 뒤에서 비하하고 조롱하는 순간, 이미 팬의 응원을 받을 자격을 스스로 무너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구단을 향해서도 “롯데는 이번 사안을 선수단 기강과 구단 문화 전반을 세우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흔들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충연, 음주운전에 이어 또 논란

최충연의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6년 삼성 라이온즈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그는 2020년 대구 시내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KBO와 구단으로부터 총 1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같은 해 팔꿈치 수술까지 받으면서 2021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이적해 재기를 노렸다.
그런데 올 시즌 1경기 등판해 1이닝 2실점, 최고 구속 140km 초반대에 머무르며 부진했다. 경기력도 안 나오는데 구설까지 일으켰으니, 팬들의 분노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윤성빈, 필승조 기대에서 추락

윤성빈의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시즌 막판 160km를 마크하며 필승조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김태형 감독도 스프링캠프 출국 전 “윤성빈을 필승조로 생각한다”며 신뢰를 보냈다.
그런데 올 시즌 구속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평균 155km 이상을 던졌던 윤성빈이 올 시즌에는 150~152km에 머무르고 있다. 3경기 평균자책점 19.29(2⅓이닝 5자책)로 부진했고, 13일 2군 경기에서도 최고 구속 152km, 평균 구속 150km에 그쳤다. 구속이 나오지 않으니 단조로운 투구 패턴을 유지하기 어렵고,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바람 잘 날 없는 롯데

롯데는 올 시즌 들어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2월에는 나승엽, 고승민, 김동혁, 김세민이 대만 스프링캠프 중 불법 도박장을 방문한 사실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다. 정철원은 이혼 소송과 사생활 폭로전에 휘말렸다. 그리고 이번엔 팬 비하 논란까지.
이런 상황에서 경각심 없는 행동으로 또 논란을 키웠다는 점이 팬들을 더욱 분노하게 만들고 있다. 롯데는 지난달 선수단과 임직원을 대상으로 컴플라이언스 교육을 실시했는데,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정말 살다 살다 별일을 다 겪는 롯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