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 안현민 없어도 1위?” KT, 유일하게 감독 욕 안 먹는 구단답다

지난 15일 창원 NC전에서 허경민과 안현민이 같은 날 햄스트링 부상으로 절뚝이며 나가더니 다음 날에는 류현인까지 손가락 골절로 이탈했다. 주전 야수 셋이 한꺼번에 빠진 KT에 대해 당연히 연패 경고등이 켜질 거라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이후 KT는 8경기에서 7승 1패를 기록했고, 23일 KIA를 8-3으로 완파하며 3연전 스윕까지 챙겼다. 16승 6패, 승패 마진 +10으로 단독 선두다. KBO에서 유일하게 감독 욕이 안 나오는 구단이 이강철의 KT라는 게 괜한 말이 아니다.

소형준이 흔들렸어도 타선이 살렸다

이날 경기 초반은 KT답지 않게 삐걱거렸다. 선발 소형준이 1회초 KIA 타선에 2실점을 허용하며 먼저 끌려갔다. 주자를 내보낼 때마다 투구수가 쌓였고 5이닝 6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본인도 “6회까지 던지지 못한 점이 아쉽고 불펜진에도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타선이 바로 살렸다. KT는 1회말 2사 만루에서 오윤석의 2타점 적시타, 김상수의 2타점 2루타, 장준원의 적시타가 연달아 터지며 단숨에 5-2로 역전했다. 단 한 이닝에 5점, 그것도 2사 이후에 몰아쳤다.

7회말에도 2사 후 김민혁과 김현수의 연속 안타로 쐐기점을 추가하며 8-3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이강철 감독은 “2사 후 오윤석과 김상수, 장준원이 5타점을 합작하며 경기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했다. 찬스에서 집중력이 터지는 야구, KT가 선두를 달리는 이유가 여기 있다.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죠”

부상 직후 이강철 감독의 말이 화제가 됐다. 허경민·안현민·류현인이 줄줄이 빠진 상황에서 기자들이 전력 공백을 걱정하자 감독은 담담하게 “없으면 없는 대로 해야죠”라고 했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

허경민 자리에는 권동진이, 안현민 자리에는 배정대 등 백업 자원이 메웠고 팀 전체가 흔들리지 않았다. 불펜도 이날 전용주-스기모토-한승혁-우규민이 차례로 나와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다른 구단들을 보면 부상 한 명에 팀 전체가 흔들리고 감독 탓이 쏟아지는데, KT는 주전 셋이 빠져도 승패 마진이 오히려 벌어졌다. 소형준도 이날 시즌 3승을 챙기며 선발진의 한 축을 유지하고 있고, 사우어·오원석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도 안정적이다. 부상 변수를 조직력으로 덮어버리는 팀, 그게 지금 KT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