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에서도 이해 불가라는 트레이드” 끝까지 외면받은 고우석, 라이벌 팀서 ML 데뷔한다

고우석(28)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는다. 6일 미네소타 트윈스가 디트로이트로부터 고우석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계약 조항에 따라 그를 반드시 빅리그 로스터에 등록해야 한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포스팅으로 미국에 건너간 지 2년 8개월 만의 데뷔인데, 정작 그를 품고 있던 디트로이트는 끝까지 기회를 주지 않고 같은 지구 라이벌에 넘겼다. 현지에서조차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는 이유다.

바늘구멍을 뚫은 승부수

이번 이적의 결정적 장치는 고우석이 7월 1일 행사한 ‘양도 조항’이었다. 이 조항이 발동되면 디트로이트는 나머지 29개 구단에 이를 공시하고, 고우석을 원하는 팀은 그를 26인 빅리그 로스터에 곧바로 넣어야 한다. 대신 디트로이트에겐 48시간 안에 그를 자체 40인 로스터에 넣어 지킬 권리가 있었다. 결과적으로 디트로이트는 지키는 대신 현금을 받고 보내는 쪽을 택했고, 그 팀이 미네소타였다.

사실상 바늘구멍이었던 이 조항이 통한 건 순전히 성적 덕분이다. 고우석은 올 시즌 트리플A 19경기에서 27⅔이닝 평균자책점 2.60을 기록했고, 단 하나의 홈런도 내주지 않았다. 현지 매체도 운이 다소 따랐다는 단서를 달면서도 “메이저리그 승격을 스스로 쟁취해냈다”고 평가했다.

극적인 순간도 있었다.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진 6일, 고우석의 아내와 아들은 한국행 비행기 안에서 이 소식을 접했고, 첫 콜업 선수의 가족을 초청하는 관례에 따라 다시 미네소타행 비행기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디트로이트는 왜 끝까지 외면했나

현지의 시선은 디트로이트를 향한다. 디트로이트 관련 팟캐스트는 고우석의 성적을 언급하며 “현재 디트로이트 불펜 상황을 생각하면 이런 선수가 단 한 번도 기회를 받지 못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디트로이트는 마운드에 부상자가 속출하는 와중에도 고우석보다 성적이 나쁜 투수들을 콜업했고, 비슷한 유형의 우완을 독립리그에서 새로 영입하기까지 했다. 산하 팀 소식지도 그의 이탈이 트리플A 불펜에 큰 타격이라고 아쉬워했다.

더 의아한 건 행선지다. 미네소타는 디트로이트와 같은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의 라이벌이자, 와일드카드 경쟁을 이어가는 상위 팀이다. 40인 로스터 한 자리를 아끼려다 검증된 불펜 자원을 경쟁 팀에 현금 몇 푼 받고 넘긴 셈이니, 후반기 고우석이 활약할수록 디트로이트의 판단은 두고두고 회자될 수밖에 없다.

30번째 한국인 빅리거 눈앞

미네소타로서는 남는 장사다. 미네소타 불펜은 팀 평균자책점 5.28로 리그 하위권에 허덕이고 있어, 삼진과 땅볼 유도에 능한 고우석은 딱 맞는 보강이다. 현지에서는 “매력적인 싼값의 복권”이라는 평가와 함께, 트리플A에서 뛰던 선수를 데려와 활용하는 데 능한 미네소타가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고우석이 실제 마운드에 오르면 1994년 박찬호 이후 30번째 한국인 메이저리거, 투수로는 2021년 양현종 이후 5년 만이다. 샌디에이고, 마이애미, 디트로이트를 거치며 방출과 강등을 견뎠고, 지난 5월 LG의 복귀 제안까지 고사하며 버틴 끝에 잡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