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수도권에 쏟아진 폭우로 잠실, 인천, 대전의 프로야구 세 경기가 일찌감치 취소됐다. 비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야구장인 고척스카이돔에서만 키움과 KIA의 경기가 열렸다. 6연승의 KIA를 보러 온 팬들로 1만6000석이 가득 찬 날이었다. 그런데 그 ‘안전지대’의 3루 관중석 천장에서 빗물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529억으로 시작해 2700억으로 끝난 공사

고척돔은 2007년 서울시가 사업비 529억 원 규모의 하프돔 구장으로 계획하며 출발했다. 이후 설계가 거듭 바뀌면서 완공은 네 차례나 미뤄졌고, 2015년 준공까지 투입된 최종 사업비는 약 2700억 원.
처음 계획의 다섯 배 수준으로 불어났다.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면밀한 검토 없이 추진돼 공사 도중 설계 수정이 반복되며 사업비가 늘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10년째 반복되는 누수

문제는 이 돈을 들이고도 ‘비 안 맞는 야구장’이라는 기본 기능이 흔들려 왔다는 점이다. 개장 이듬해인 2016년 폭우 때 관중석이 젖었고, 2017년과 2020년에도 같은 장면이 반복됐다. 2021년 서울시설공단은 진단 용역 결과, 유럽식 금속지붕 공법이 한국의 극단적 기후 변화를 버티지 못해 접합부 실리콘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며 틈이 생긴 것 등을 누수 원인으로 발표했다.

2026시즌을 앞두고 지붕 보수공사도 진행됐다. 서울시설공단 역시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이번 폭우의 누수까지 막아내지는 못했다.
매진된 날 벌어진 일

3루 108구역 천장에서 물방울이 한 방울씩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경기 관람이 어려워진 관중 약 30명이 결국 자리를 옮겨야 했다. 어렵게 응원석 부근 좌석을 구했을 KIA 팬들로서는 발길이 떨어지지 않았을 상황이었다.
전 좌석이 매진이라 옮길 일반석이 없자 키움은 비어 있던 스카이박스를 개방해 이동을 도왔다. 해당 좌석은 테이프로 막았지만, 그 위로도 물방울은 계속 떨어졌다. 키움은 서울시설공단에 상황을 알렸으나 주말이라 인력이 없어 즉각 조치는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구조적 한계라는 시선도

공단이 문제를 방치해 온 것만은 아니다. 원인 진단 용역과 보수공사가 이어져 왔고, 야구장 건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한 겹짜리 테프론 막으로 지붕을 덮은 구조 특성상 강풍을 동반한 폭우에는 언제든 취약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공단이 손을 놓은 게 아니라, 구조상 완벽한 해결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