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사이 만루홈런을 세 번 맞은 투수가 있다. SSG 이로운이다. 6일 KT전, 10일 LG전, 16일 롯데전에서 똑같은 결과가 반복됐다. 위기 상황에 구원 등판해서 추가 주자를 내보내고, 결국 만루를 만든 뒤 그대로 그랜드슬램을 맞는 흐름이었다.
6일, 10일, 16일 세 번의 데자뷔

6일 KT전에서는 8회 3-3 동점 상황에 등판해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뒤 허경민에게 좌전 만루포를 내줬다. 10일 LG전에서는 5-2로 앞선 5회 무사 만루에 등판해 첫 타자를 잡아내고도 오스틴에게 148km 직구를 던져 좌월 만루포를 맞았다.

16일 롯데전에서는 1사 1루에서 구원 등판해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를 자초한 뒤 전민재에게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를 그대로 얻어맞았다. 세 경기 모두 등판 시점에는 동점이거나 앞서 있었는데, 이로운이 마운드에 오른 뒤 상황이 만루로 악화되고 그 끝에 항상 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 사이엔 회복의 조짐도 있었다

세 번의 만루포 사이에 등판이 없었던 건 아니다. 12일 삼성전에서는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따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4일 삼성전에서 다시 흔들렸다. 5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가 6회 들어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본인이 내려간 뒤 등판한 노경은이 르윈 디아즈에게 역전 만루홈런을 맞으면서 7-5로 앞서던 경기를 그대로 내줬다.

이로운 본인이 만루포를 직접 맞은 경기는 아니었지만, 본인이 만들어놓은 만루 상황이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본질은 같았다. 즉 12일을 빼면 최근 등판 대부분이 만루 위기와 직결돼 있었던 셈이다.
평균자책점 7.04, 작년과 완전히 다른 시즌

기록을 보면 이로운의 올 시즌 성적은 5승 3패, 30과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7.04다. 6경기 평균자책점은 40.50까지 치솟아 있다.

지난해 75경기 77이닝 6승 5패 3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99로 SSG 불펜의 핵심이었던 선수가, 올해는 절반도 안 되는 이닝에서 작년 한 시즌 피홈런(7개)에 근접한 6개를 이미 내줬다. 3~4월 평균자책점 0.77로 순조롭게 출발했던 걸 생각하면 더 극단적인 추락이다.
여전히 필승조로 기용되는 이유

그런데도 SSG는 이로운을 계속 핵심 보직에 투입하고 있다. 이숭용 감독은 등판 순서를 7회에서 5, 6회로 앞당기는 조정까지 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 보여준 압도적인 성적과 강한 멘털에 대한 평가 때문에 구단이 쉽게 손을 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5경기 중 깔끔하게 막은 경기가 단 한 번뿐이고 그 기간 세 차례나 패전을 떠안았다는 걸 감안하면, 지금 같은 방식으로 계속 밀어붙이는 게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