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그 최하위에게 6연패. 좀처럼 보기 힘든 성적표의 주인공은 한화다. 18일 대전 홈에서 키움에 2-4 역전패를 당하며 후반기 첫 시리즈 3연패, 키움전으로는 6연패째다.
최근 키움 상대 8경기 1승 7패, 시즌 상대 전적 4승 7패. 선두 삼성부터 4위 KIA(9승 무패)까지 상위권 팀들이 키움을 승수 자판기로 쓰는 동안, 한화만 그 자판기에 돈을 넣고 있다.
헤드샷 퇴장으로 시작해 불펜 방화로 끝났다

이날 경기는 불운과 실력 부족이 반반 섞인 패배였다. 1회초 2사에서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의 152km 직구가 데이비슨의 헬멧을 때리며 시즌 11호 헤드샷 퇴장. 선발이 공 8개만 던지고 사라지는 최악의 변수였다.

그런데 급하게 올라온 박준영이 4⅓이닝 1실점으로 버텼고, 5회 최인호의 동점 적시타에 7회 김태연의 역전 솔로포까지 터지며 경기를 뒤집었다. 안우진의 159km 강속구에 6이닝 1안타로 눌리고도 만든 리드였다.

그 리드를 불펜이 8회에 태웠다. 이상규가 대타 최주환과 임병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불을 붙였고, 이민우가 서건창에게 동점타, 데이비슨에게 2타점 역전타를 연달아 헌납했다.
헤드샷을 맞고도 멀쩡히 걸어나갔던 데이비슨이 승부처에서 복수까지 완성한 셈이다. 선발 조기 강판이라는 악재를 이겨낸 경기를 뒷문에서 내준 것이라, 패배의 성격이 더 나쁘다.
순위표가 말하는 냉정한 현실

이 패배로 한화의 가을 전망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40승 2무 43패로 5할에서 -3, 5위 두산과의 격차는 3.5경기로 벌어졌고 7위 NC에게는 반경기 차로 쫓긴다. 문제는 이 추락의 상대가 하필 최하위라는 점이다. 5강 경쟁자들이 키움전에서 승수를 쓸어 담는 구조에서 한화만 4승 7패로 밑지고 있으니, 같은 승률 싸움에서 출발선부터 뒤처지는 셈이다.

후반기 4경기에서 드러난 패인도 일관된다. 선발 붕괴(화이트 5실점, 왕옌청 7실점, 에르난데스 퇴장), 그리고 승부처의 불펜 방화(박상원·이상규·이민우). 결국 앞서 지적돼 온 마운드 체질 문제가 최하위 상대라고 예외 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 ‘힘들다’와 ‘끝났다’는 다르다

균형을 잡자면, 절망을 선언할 단계는 아니다. 이날 박준영의 호투처럼 마운드에 새 얼굴의 가능성이 보였고, 채은성 복귀와 김서현·정우주의 재정비라는 카드도 남아 있다. 3.5경기 차는 두 달 넘게 남은 일정에서 뒤집지 못할 격차가 아니다.
당장 19일 4연전 마지막 경기엔 에이스 류현진이 나선다. 키움이 신인 박준현을 예고한 이 경기마저 내주고 시리즈를 스윕당한다면, 그때는 5강 회의론이 아니라 팀 전체의 방향에 대한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