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 하더니 자율 훈련은 버렸나” 이범호 감독, ‘지옥 훈련’으로 우승 노린다

기아 타이거즈 스프링캠프에 이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웃으며 선수들을 대하던 ‘꽃범호’ 이범호 감독은 온데간데없고, 매서운 눈빛의 훈련장이 남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바로 지난 시즌의 처절한 실패 때문이다.

2025시즌을 리그 8위라는 충격의 성적으로 마감한 기아. 이범호 감독은 자율 훈련 아래서 흐트러졌던 팀 분위기와 선수들의 집중력 부족을 뼈저리게 반성했다. 2026시즌을 앞두고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 자율은 없다. 대신 강도 높은 지옥 훈련이 기아의 새 일상이다.

감독이 직접 나선 현장 중심 리더십

이범호 감독은 이번 캠프에서 말보다 행동을 택했다. 직접 펑고 배트를 들고 내야 수비 훈련을 지휘하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술은 물론 정신까지 주입하고 있다. 그는 “기술적으로 부족한 선수는 주전 자격이 없다”며 훈련 강도를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신인 이호연부터 박민, 윤도현, 정현창까지 누구도 예외가 없다. 수비 실수를 지적하면서도 디테일한 피드백을 아끼지 않는다. 이호연은 “감독님이 처음부터 빠르게 움직이라고 강조하셨다”며 긴장감 흐르는 캠프 분위기를 전했다.

수비 강화, 집중력 회복이 관건

2026시즌의 핵심 키워드는 ‘수비 강화’와 ‘기본기’다. 이범호 감독은 수비가 탄탄해야 마운드도 안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기아는 젊은 선수들의 잦은 실책과 멘탈 붕괴로 자멸했다. 이 감독은 그런 흐름을 끊어내기 위해 실수 후 재정비하는 ‘리셋 능력’까지 트레이닝에 포함시켰다.

지킬 수 있는 야구, 흔들리지 않는 수비. 그것이 올해 이범호 감독이 그리고 있는 그림이다.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에게도 목적은 분명하다. 지난 시즌의 치욕을 씻고, 다시 상위권을 노리기 위해서다.

양현종, 이제는 맏형이 된 베테랑

이번 시즌 기아 선수단은 과거와 다르다. 베테랑들의 연쇄 이적으로 인해 이제는 양현종이 사실상 팀의 최고참 역할을 맡게 됐다. 그는 “형우형처럼 나도 책임감을 갖고 후배들을 이끌겠다”면서 묵묵히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양현종 역시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5.06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그는 “팬들의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을 것”이라며 팀을 다시 추스르기 위한 각오를 밝혔다. 최고참으로서 그의 존재감은 팀의 중심축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팀, 변수는 부상 관리

전력이 정비되고 감독과 선수단 모두 각성한 기아. 그러나 변수는 있다. 바로 부상 리스크다. 지난 시즌 김도영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던 사례는 팬들의 뇌리에 깊게 남아있다.

이범호 감독도 페이스 조절과 건강 관리를 강조했다. 훈련은 빡세지만, 무리하지 않는 절제된 운영이 요구된다.

절실함으로 뭉친 기아, 반등의 시작점

지금의 기아는 단지 훈련량이 많아진 팀이 아니다. 감독의 자세부터 선수들의 태도, 팀 분위기까지 모두 변했다.

이범호 감독의 독한 리더십과 선수들의 절실함이 맞닿은 지금, 기아는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