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예상치 못한 소식에 당황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구단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은퇴를 선언했던 투수 유망주 홍원빈이 멕시코리그 구단 도스 라레도스와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규정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멕시코는 KBO와 야구 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이기 때문에 홍원빈이 계약할 때 KIA의 허락을 받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왜 구단의 만류를 뿌리치고 은퇴를 선언했는지 의문이 든다.
특급 유망주였던 홍원빈

홍원빈은 KIA가 2019년 2차 1라운드로 지명한 특급 유망주였다. 195센티미터의 키와 101킬로그램의 체중, 그리고 시속 150킬로미터 중후반대의 강속구를 무기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파이어볼러 유망주들의 고질병인 제구 문제를 홍원빈 역시 피해갈 수 없었다. 약 7년간의 프로 생활 동안 1군 등판은 단 2경기에 그쳤다. 1라운드 유망주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시간이었고, 제구 문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았다.
은퇴 선언과 구단의 응원

결국 홍원빈이 먼저 지쳤다. 그는 KIA에 해외에서 스포츠 관련 공부를 하고 싶다는 이유를 들며 유니폼을 벗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당시 구단에서 몇 번 만류했지만 본인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야구 공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홍원빈에게는 오히려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이 생겼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트레드 애슬레틱에서 투구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그의 복귀 의지가 확인됐다.
157킬로미터 구속과 여전한 제구 문제

홍원빈은 1월 훈련에서 최고 구속 97.4마일, 즉 약 157킬로미터를 기록했다. 은퇴 후에도 꾸준히 운동을 해왔다는 증거였다. 슬라이더와 싱커,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였지만 제구는 여전히 잡히지 않은 상태였다.
홍원빈은 미국 마이너리그 진출 의사를 KIA에 전달했지만 구단은 난색을 표했다. 은퇴 선언 후 미국으로 가는 것이 선례가 된다면, 다른 선수들도 7년 의무 복무 규정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멕시코리그라는 우회로

KIA의 거절 후 홍원빈은 야구 협정이 없는 멕시코로 향했다. 규정을 어기지 않으면서도 선수 생활의 미련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이다. 하지만 그의 지인이 SNS에 미래의 메이저리그 원빈이라며 올린 게시물이 공개되면서, 처음부터 미국 진출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홍원빈이 다시 주요 리그에서 뛰려면 오는 9월 KBO에 복귀 신청서를 제출하고 KIA와만 계약해야 한다. 선수와 구단 모두 아까운 1년을 버리게 된 셈이다. 멕시코리그에서 제구 문제의 실마리를 찾는다면 그나마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