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감독이 중요하지 않다고?” 지금 LG 성적 보면 그런 말 할 수 없는 이유

최근 10경기 기준으로 LG의 팀 타율은 0.214로 리그 꼴찌다. 평균자책점도 5.48로 하위권이다. 그런데 전적은 6승 4패다.

타율 꼴찌, 평균자책점 하위권인 팀이 어떻게 6할 가까운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지 설명하기 어려운 숫자다. 감독 하나가 이 숫자들을 어떻게 뒤집고 있는지가 지금 LG를 보는 가장 흥미로운 지점이다.

명장 염경엽 ㄱ마독

선수 시절 통산 타율이 1할대에 불과했던 선수가 KBO 역대 최고 대우를 받는 감독이 됐다. 넥센 감독 시절 만년 약체였던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올렸고 2014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시켰다.

SK 감독을 거쳐 2022년 말 LG와 계약한 뒤 첫 시즌인 2023년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이뤄냈고 2025년에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LG 최초 두 번의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LG 감독으로 3년간 247승 7무 178패 승률 0.581이라는 숫자가 그의 명장 자격을 설명한다. KBO 최초로 선수·단장·감독으로 우승을 모두 경험한 인물이기도 하다. 우승 직후 3년 최대 30억원에 재계약하며 KBO 감독 역대 최고 계약을 기록했다.

지는 경기도 잘 지는 게 염경엽 야구

26일 롯데전 승리 후 염경엽 감독은 “지는 경기를 잘 져야 한다. 한 경기를 이기려다 과부하가 걸리면 연패를 만들고 경기 흐름을 끊는다”고 했다. 이 말이 지금 LG의 상황을 정확히 설명한다. 타율이 2할 초반이고 평균자책점도 좋지 않은데 승률이 유지되는 건 이기는 경기에서 최소한의 집중력으로 점수를 내고 지는 경기에서 과하게 소모하지 않기 때문이다.

26일 경기에서도 7이닝 3안타에 그쳤지만 그 안에 박동원의 선제 솔로홈런과 천성호의 결승 2루타가 있었다. 숫자가 나빠도 결정적인 순간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염경엽 체제 LG의 특징이다.

감독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못 하는 이유

같은 기간 KT는 타율 0.303으로 리그 2위인데 4승 6패에 그쳤다. 타율 꼴찌 LG가 타율 2위 KT보다 더 많이 이기고 있다. 전력이 뛰어나도 운용을 못하면 지고, 전력이 부족해도 운용을 잘하면 이길 수 있다는 걸 지금 LG가 보여주고 있다.

물론 타격이 이 상태로 계속 가면 한계는 온다. 염경엽 감독도 타선 정상화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타선이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도 2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이 팀에 감독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