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즌 전 9개 구단이 롯데의 최대 강점으로 꼽은 건 외인 원투펀치였다. 1선발 엘빈 로드리게스와 2선발 제레미 비슬리를 두고 지난해 리그를 지배한 한화 폰세·와이스급이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그 기대가 시즌 3분의 1을 지난 시점에 흔들리고 있다. 31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비슬리가 4이닝 3분의 2를 7실점으로 버티지 못하고 내려왔고, 롯데는 2-8로 패하며 21승 1무 30패, 단독 9위로 내려앉았다.
비슬리, 구위는 좋은데 결과가 안 따른다

김태형 감독도, 주전 포수 손성빈도 비슬리의 구위에 대해서는 입을 모아 극찬한다. 손성빈은 “이 공으로 안타를 맞는다면 그건 내 탓”이라고 했을 정도다. 실제로 지난 등판에서는 손톱이 깨진 상태에서도 5회까지 막으며 투혼을 보이기도 했다. 문제는 경기 운영이다. 주자가 쌓이면 급격히 흔들리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고, 피안타율 0.291에 WHIP 1.48로 수치가 높다.

이날도 1회 선두타자 안타와 도루 허용으로 흔들리더니 2회 김주원에게 3점 홈런을 맞으며 일찌감치 경기를 내줬다. 5회를 마무리하지 못하고 올 시즌 개인 최다인 7실점을 기록하며 강판됐고, 시즌 평균자책점은 4.50으로 치솟았다. 로드리게스마저 부진 끝에 허리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진 상황이라 비슬리의 이탈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선발 ERA 1위가 4위로 추락한 이유

불과 2주 전까지 롯데는 선발 평균자책점 리그 1위(3.90)였다. 5월 19일 2위로 내려앉더니 현재는 4위(4.10)까지 떨어졌다. 선발진이 흔들린 배경에는 타선이 있다. 롯데의 팀 타율은 2할5푼8리로 리그 9위, OPS도 0.700으로 9위다.
선취점을 뽑은 경기가 20회로 10개 구단 중 가장 적다. 득점 지원이 없으니 선발투수들은 1점이라도 덜 주려고 더 신중하게 던질 수밖에 없고, 투구수가 늘어나며 체력이 빨리 소모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타선 반등 없이는 답이 없다

고승민, 나승엽이 출전정지 징계를 마치고 복귀한 5월 초에는 득점력이 잠깐 살아났고, 한동희까지 가세하면서 상승 동력이 생기는 듯했다. 롯데가 28일 LG를 잡고 29일 NC 구창모까지 쓰러뜨리며 연승을 이어간 것도 그 흐름이었다.

하지만 한동희가 옆구리 부상으로 22일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타선의 무게감이 다시 빠졌고, 30일 31일 연패로 상승 흐름이 너무 빨리 꺾였다. 레이예스를 필두로 고승민, 전민재 등이 분투하고 있지만 연결고리가 약하다. 윤동희, 한동희의 복귀만 기다리기엔 시간이 촉박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