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저우의 영웅이자 롯데 최고 인기타자인 윤동희(23)의 방망이가 좀처럼 깨어나지 않고 있다. 다음 달 태극마크를 달아야 하는 선수라 부진이 더 도드라진다.
대타 승부수마저 삼진으로

윤동희는 지난 23일 잠실 두산전에 교체 출전해 삼진 하나를 기록했다. 선발에서 제외된 그는 0-3으로 뒤진 8회초 무사 1루에서 대타로 나섰다. 김태형 감독이 추격 기회에 띄운 승부수였다.
결과는 아쉬웠다. 순식간에 노볼 투스트라이크에 몰린 윤동희는 볼 2개를 골라내고 파울로 버텼지만, 김택연의 6구째 152km 하이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롯데는 이후 대타 노진혁의 적시타로 추격했으나 나승엽의 병살타로 동력을 잃었다.

이틀 전인 21일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9번타자로 내려가는 수모도 겪었다. 김태형 감독은 “그냥 9번에서 느낌이 어떤지 한 번 쳐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 9번 타석마다 찬스가 걸렸지만 유격수 땅볼과 야수선택에 그쳤고, 6회에 교체됐다. 구단은 “부상은 아니다”라고 했다. 경기력 때문이라는 얘기다.
시즌 0.238, 8월은 0.189

2023년 혜성처럼 등장했던 윤동희의 5년 차 시즌은 커리어에서 가장 어둡다. 70경기 타율 0.238, 4홈런 23타점, OPS 0.682에 그치고 있다. 6~7월 잠깐 반등 기류가 있었지만 8월 들어 월간 타율 0.189로 다시 주저앉았고, 최근 10경기 타율도 0.207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도 뽑힌 이유

이 성적으로도 윤동희는 다음 달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명단에 있다. 류지현 감독은 지난 6월, 부상으로 1군에도 없던 윤동희를 깜짝 발탁하며 우타 외야수 고민을 지웠다.

근거는 국제무대 실적이다. 윤동희는 직전 항저우 대회에서 6경기 타율 0.435, 1홈런 6타점, OPS 1.196을 몰아치며 금메달 주역이 됐다. ‘국제용 타자’라는 별명이 그 대회에서 나왔다. 부진과 부상 이력에도 류지현 감독이 그를 부른 이유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큰 무대에서 증명된 카드를 쉽게 버릴 수 없다는 계산인 셈이다.
관건은 시간이다. 대회까지 남은 기간은 약 3주. 소집 전까지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항저우의 기억만으로 버텨야 하는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다. 기적의 가을을 꿈꾸는 롯데로서도 잔여 시즌 윤동희의 반등이 절실하다. 윤동희는 부상이 발생하지 않는 한 9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