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 뽑혀 좋은 기억이 없었다”.. 이정후, ‘참사 되풀이 않겠다’ 선언

“사실 성인이 되고 국가대표로 뽑혀서 좋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한국 야구팬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의 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더 강한 의지로 이어졌다.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대표팀 공식 훈련 후, 이정후는 “올해는 7경기를 다 하고 싶다”라며 결승까지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단순한 희망사항이 아니라, 그동안 쌓인 아픔을 딛고 일어서겠다는 절실한 다짐이었다.

참사의 주역에서 구원투수로

2017년 프로 입단 이후 이정후가 경험한 국제대회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2018년 아시안게임 우승을 제외하면,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과 2023년 WBC 1라운드 탈락 등 “항상 참사의 주역”이었다고 스스로 고백했다.

“내가 보고 자란 대한민국 야구는 항상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WBC의 영광을 언급한 이정후는, 선배들의 활약상을 보며 프로에 입단했지만 정작 자신은 좋지 않은 결과만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다.

메이저리그 3년차의 성숙함

이번 WBC에서 이정후는 단순한 선수가 아니라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 “지금은 부담감보다 책임감이 훨씬 커진 것 같다”는 그의 말에서 성숙해진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0.417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과시한 이정후는, 우익수로 포지션을 이동하면서도 성공적으로 적응하고 있다. 막내였던 2023년과 달리 “내가 이 팀의 중심”이라는 각오가 표정에서부터 느껴진다.

전세기를 타고 미국으로

“전세기 꼭 타고 싶다”는 이정후는 단순한 허세를 보여준 것이 아니다. 1라운드를 통과해야만 가능한 미국행을 정확히 겨냥한 말이다. 5일 체코전을 시작으로 일본, 대만, 호주를 차례로 상대하는 1라운드에서 좋은 결과를 내야만 꿈꿔볼 수 있는 일이다.

“연습경기 2경기 포함해 9경기를 다 이기고 싶다”는 바람도 전한 이정후. 큰 말이지만 방향이 개인이 아닌 팀 전승으로 향해 있어 더욱 믿음직스럽다. 참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그의 약속이 현실이 될지, 5일 체코전부터 그 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