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은 현재 리그 꼴찌다. 타선은 리그 최하위 타율을 기록 중이고 5연패를 이제야 끊었다. 그런데 키움 팬들 표정이 밝다. 19세 고졸 신인 박준현이 3경기 만에 팀 선발 에이스 되는 거 아닌가 하는 말을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리그 1위 KT를 상대로 5이닝 157km 무실점 호투를 펼친 박준현의 ERA는 2.63이다. 안우진의 2021년 데뷔 시즌 ERA가 3.04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수치상으로 신인 박준현이 앞선다.
박준현이 어떤 선수냐면

2007년생으로 올해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19세 우완 투수로, 202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지명됐고 계약금 7억 원을 받아 ‘7억팔’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포심 평균 구속 154km에 최고 157km, 슬라이더도 145km까지 나오는 파이어볼러로, 이날 1회 1사 1·3루 위기에서 장성우를 병살타로 처리하고 4회 KT의 이중도루를 저지하는 노련한 위기 관리까지 보여줬다. 단순히 공만 빠른 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장면들이었다.
키움이 투수를 이 정도로 키워본 적이 있나

키움 팬들이 유독 흥분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키움은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1억 1300만 달러 계약을 맺으며 KBO 야수 역대 최고 계약을 써냈고, 김혜성도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타자 수출로 유명한 팀인데 투수 쪽에서는 아쉬움이 많았다.

계약금 9억 원을 받은 장재영이 고질적인 제구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타자로 전향했고, 안우진이 사실상 혼자 팀의 투수진을 책임져온 구조였다. 그런데 안우진마저 포스팅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이 꾸준히 언급되는 상황에서 박준현이 등장한 것이다.
안우진도 보내고 박준현도 보낼 팀

안우진이 떠나면 박준현이 에이스가 되고, 박준현이 성장하면 또 메이저리그로 가는 것 아니냐는 호들갑이 팬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나오고 있다.

이정후와 김혜성을 메이저리그에 보내며 구단을 운영해온 팀이 이제 투수도 그렇게 키울 수 있다는 청사진이 박준현에게서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19세에 평균 154km를 던지며 3경기 ERA 2.63을 기록하는 투수가 제대로 성장한다면 어디까지 갈 수 있겠냐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팀이 꼴찌여도 키움 팬들이 설레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