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퓨처스리그에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2003년생 우타 외야수 유민이 30일 익산 국가대표 야구훈련장에서 열린 KT 위즈전에서 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 3득점으로 펄펄 날았고, 같은 날 2년차 한지윤도 투런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3타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이날 14-2 대승을 거뒀다.
유민, 올해는 다르다

유민은 배명고 졸업 후 2022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입단 직후 현역 복무를 마치고 2024년 초 복귀했지만 한동안 퓨처스리그에서도 특별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성적이 가장 좋았던 지난해에도 25경기 타율 0.225에 3홈런 11타점 OPS 0.718에 그쳤다.

올해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날 활약으로 유민의 시즌 성적은 46경기 타율 0.326, 5홈런, 40타점, OPS 0.972가 됐다. 출루율이 0.446으로 타율보다 1할 이상 높을 정도로 볼넷을 골라내는 능력도 키웠다.

타율·출루율·장타율(0.526) 모두 리그 5위권이고, 타점은 전의산(상무)에 이어 이창용(삼성)과 함께 공동 2위다. 삼진이 리그 2번째로 많은 44개라는 점은 아쉽지만, 출루율이 뒷받침되는 데다 그만한 펀치력도 보여주고 있어 감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한지윤도 2경기 연속 홈런

2년차 한지윤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경기상고 출신 포수였던 한지윤은 프로 입단 후 1루수로 포지션을 바꿨고, 올 스프링캠프에서 김경문 감독의 조언으로 다시 외야수로 전환했다.

잔부상으로 한 달가량 쉬었다가 복귀한 뒤 4경기에서 18타수 6안타, 타율 3할3푼3리를 기록 중이다. 25일 LG전에서 시즌 첫 홈런을 친 데 이어 이날도 5회 배제성의 145km 직구를 벼락같은 스윙으로 잡아당겨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넘쳐나는 유망주, 올라갈 자리가 없다는 게 문제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최대 고민은 1군 자리가 없다는 점이다. 한화는 좌익수 문현빈과 우익수 요나단 페라자가 코너를 단단히 지키고 있고, 중견수 이원석도 기대 이상의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우타 백업으로도 김태연, 이진영 등 검증된 자원들이 건재해 유민이나 한지윤이 비집고 올라갈 틈이 좁다.

하지만 시각을 달리하면 긍정적인 그림이기도 하다. 2군에서 출전 시간을 보장받으며 충분히 기량을 다듬은 뒤 1군에 공백이 생겼을 때 경쟁에 뛰어드는 방식으로 성장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한화 팬들 사이에서도 예전 두산처럼 2군이 화수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