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프레레식 야구는 맞는데 이기진 못해” 한화, 벌써 한승혁·김범수가 그립다..

9점을 내줘도 10점을 뽑아내면 이긴다. 개막 2연전에서 한화가 보여준 ‘본프레레식 야구’였다. 그런데 12점을 내주면 어떻게 이기나. 1일 대전 KT전에서 한화 불펜진이 7, 8, 9회에만 12점을 헌납하며 11-14로 역전패했다. 타자들이 아무리 잘 쳐서 득점해도 이래서는 승리하기 어렵다.

류현진은 잘 던졌다

한화는 선발 마운드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올렸다. 류현진은 KT 타선을 상대로 5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사사구 2실점(1자책)으로 시즌 첫 승 요건을 충족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2루수 하주석의 포구 실책이 아니었다면 실점을 더 줄일 수 있었을 정도로 안정적인 투구였다.

하지만 한화 불펜진이 류현진의 첫 승을 지켜주지 못했다.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었던 5회까지 볼넷은 단 하나도 없었는데, 6회 이후 불펜진이 가동되면서 무려 7개의 볼넷이 쏟아졌다.

한화는 4-2로 앞선 7회초 마운드에 박상원을 올렸다. 박상원이 추격 적시타를 맞자 정우주가 투입됐지만, 정우주는 최원준에게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맞은 뒤 김현수에게도 추가 적시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류현진의 승리 요건이 날아갔고, 박상원과 정우주 모두 결정적인 순간에 내준 볼넷이 치명타가 됐다.

마무리 김서현도 무너지다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8회초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서현도 볼넷으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최원준에게 싹쓸이 적시 2루타를 맞아 3실점했다.

한 타자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채 무너진 것이다. 한화는 8회말 심우준의 3점 홈런으로 극적인 11-11 동점을 만들며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그런데 9회초 곧바로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분위기를 다시 내줬다. 바뀐 투수 김도빈이 세 타자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김현수에게 싹쓸이 적시 2루타를 맞아 결승점을 헌납했다. 필승조와 추격조 가릴 것 없이 대부분의 불펜 투수를 투입했지만, 끝내 쓰라린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틀 연속 불펜 붕괴

31일 KT전 1차전에서도 한화 불펜진은 7, 8, 9회에 7실점했다. 1일 2차전에서는 12실점. 이틀간 불펜이 후반 3이닝에서만 19점을 내줬다. 경기를 하다 보면 이런 날도 있을 수는 있지만, 이틀 연속 불펜진이 대량 실점하는 것은 이해하기 곤란하다.

더 뼈아픈 점은 정우주, 김서현 등 필승조가 총동원됐는데도 대량 실점을 했다는 사실이다. 정우주는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1실점했고, 김서현 역시 한 타자도 처리하지 못하고 3실점했다. 한 투수만 그런 게 아니라 집단으로 부진한 것은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양상문 투수 코치가 고민해야 할 대목이다.

한승혁과 김범수가 그립다

한화는 강백호 영입 보상 선수로 한승혁을 KT로 보냈고, 사실상 노시환을 잡기 위해 김범수를 놔줬다. 한화 불펜진의 핵심 투수들이었던 이들이 빠지자 여기저기서 구멍이 나고 있다. 팬들이 벌써 한승혁과 김범수를 그리워하는 이유다.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도 공을 못 넣는 충격적인 제구 난조가 불펜 전체에 바이러스처럼 퍼진 흐름이다. 이닝마다 볼넷을 내주는 그림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개막 초반 한화 불펜의 처참한 현실이 시즌 초반 잠깐의 난조일지, 혹은 해답이 보이지 않는 난제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