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으로 왔지만 선발도 가능하다” 첫 경기부터 리오스가 팬들에게 사랑받는 이유

10일 잠실구장 6회초, 리오스가 마운드에 올라 첫 타자 박성한에게 던진 초구가 전광판에 158km로 찍혔다. 잠실구장에 탄성이 터졌다.

리오스는 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마무리하며 KBO리그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입국 다음 날 바로 경기에 나온 것치고는 믿기 어려운 구위였다.

100%가 아닌 상태에서 158km

리오스는 경기 후 “아직 100%라고 말하긴 어렵다. 탱크에 남아 있는 에너지, 더 보여드릴 게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100%가 아닌 몸 상태에서 직구와 투심 모두 158km가 나왔다는 게 팬들을 흥분시킨 이유다.

15개의 공 중 스트라이크가 10개였고, 포크볼 최고 구속도 149km에 달했다. KBO리그에서 외국인 불펜 투수가 이 정도 구위를 보여주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아내 덕분에 한국에 왔다

리오스가 KBO리그를 선택한 데는 한국 혼혈인 아내의 영향이 컸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아내와 한국에 대한 얘기를 많이 나눴고 장인·장모도 한국에 대해 많이 말해줬다고 했다.

2021년부터 KBO 일부 구단에서 관심을 표현했는데 이번에 운이 좋게 계약이 성사됐다는 것이다. 팀에 합류한 첫날부터 동료들이 너무 환영해줘서 4년 있었던 것처럼 편안한 느낌이었다고 했다.

충성심이 먼저 터졌다

리오스가 팬들의 마음을 더 빠르게 사로잡은 건 구속보다 태도였다. 선발로 데려오지 않고 불펜으로 기용하는 결정에 대해 선발로 왔어도 무조건 한국에 왔을 것이라고 했고, 감독 결정을 100% 존중한다며 노라고 말할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을 던질 때마다 잠실 관중석에서 함성이 들렸는데 기분이 너무 좋았다는 말도 남겼다. 첫 경기 뛰고 나온 충성심이라는 팬들의 반응이 나올 만했다.

내년엔 선발 가능성도 열려 있다

염경엽 감독은 현재 선발진에 여유가 있다고 판단해 치리노스 대신 불펜 강화 카드로 리오스를 택했다. 리오스 본인도 감독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지만, 155km 이상 직구에 145~149km 포크볼을 갖춘 투수가 불펜에만 머문다면 그게 오히려 아깝다는 시각도 나온다.

팬들 사이에서는 올해 불펜으로 적응하고 내년 선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이미 나오고 있다. LG가 고우석과 유영찬이 복귀하는 내년 불펜 구성까지 고려하면 그 시나리오가 아예 허황된 얘기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