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통산 최다 안타 보유자 손아섭. 통산 2618개의 안타를 기록한 이 선수는 3000안타라는 전례 없는 기록까지 382개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2026년 1월 현재 그는 팀이 없는 자유계약(FA) 선수다. 스프링캠프는 시작됐고, FA 시장에 남은 선수는 오직 손아섭뿐인데도 어떤 구단도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기록만 보면 명백한 레전드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잔혹할 만큼 냉정하다. 팬들 사이에선 “도대체 얼마를 받아야 계약이 되는 걸까” 하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3000만 원, 즉 최저 연봉 수준까지 낮춰야 한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들린다.
이력은 화려하지만, 현재 가치는 다른 문제

손아섭은 한때 타율 3할과 20홈런 20도루를 동시에 달성하며 호타준족의 아이콘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적은 다소 하락세다. 지난 시즌 그의 타율은 2할8푼대, OPS는 0.7 초반 수준으로 과거에 비해 아쉬운 수치다. 게다가 무릎 수술 이후 주력 저하와 지명타자 역할 증가로 인해 필드 플레이어로서의 경쟁력도 약해졌다는 전망이 이어진다.
한화와 같은 팀 입장에서 보면 사정은 더 복잡하다. 강백호와 페라자 등 이미 지명타자 옵션이 포화 상태인데, 손아섭을 추가로 데려오기엔 포지션이 겹친다. 결정적인 한 방이 적고, 주루 능력도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 흐름과 선례가 보여주는 현실의 벽

최근 FA 사례를 보면, 이용규는 연봉 1억 원에 키움과 계약했고, 하주석은 첫 FA에서 보장 9000만 원에 만족했다. 구단이 선택권을 쥐고 있고, 선수는 시간을 끌 여유가 없었던 상황이었다. 지금 손아섭이 처한 상황도 이와 닮아 있다. 따라서 무리한 조건을 고집하기보다는, 현실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보장 연봉 1억 원 전후, 옵션 포함 최대 1억5000만 원 선이 가장 현실적인 구간으로 분석된다. 과거의 명성보다는 현재의 가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선택지, 최저연봉 + 인센티브 모델

이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 바로 최저연봉 3000만 원과 철저한 성과 기반 인센티브 결합이다. 예를 들어 안타 1개당 10만 원, 타점은 50만 원 등 구체적인 조건을 설정하면, 선수와 구단 모두 윈윈할 수 있다.
이 방식이라면 손아섭은 실력으로 자신의 가치를 다시 증명할 수 있고, 구단 입장에선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트레이드 가치 역시 살아 있으므로, 차후에 필요로 하는 팀이 나타날 가능성도 충분하다.
프로 선수로서의 자존심과 선택의 기로

손아섭은 ‘악바리’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하다. 팀 분위기를 바꾸는 리더십과 실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던 이 베테랑이 자존심만을 앞세워 무계약으로 남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는 시나리오다.
무언가를 바꾸려면 직접 뛰어야 한다. 무대를 얻기 위해선 결단이 필요하다. 어차피 변수는 많은 시즌, 낮은 몸값으로 출발해 시즌 후에 떳떳하게 결과로 말을 하는 것, 진짜 프로만이 할 수 있는 선택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