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가 19일 대전 키움전에서 7점 차 리드를 날리고 연장 11회 9-9 무승부에 그쳤다. 후반기 홈 4연전을 3패 1무로 마감하며 6위에 머문 가운데, 팬들의 분노가 향하는 지점은 명확하다. 6월 중순부터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견수 문현빈’ 기용이다.
좌익수 수비도 검증 안 됐는데 센터를 맡겼다

문현빈은 본래 내야수 출신이다. 지난해에야 좌익수로 풀타임을 처음 소화했고, 그마저도 수비로 높은 평가를 받은 건 아니었다. 팬들 사이에서는 좌익수 자리에서도 타구 판단이 불안했던 선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런 선수에게 외야에서 가장 넓은 범위를 책임져야 하는 중견수를 맡긴 것 자체가 순서가 틀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견수 경험이라고 해봐야 신인이던 2023년 519이닝이 전부다. 이후 2년간 센터를 거의 서지 않았던 선수를 시즌 한복판에, 그것도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점에 실험대에 올린 셈이다.
실점으로 돌아온 청구서

우려는 이미 실점으로 현실화됐다. 지난 1일 대전 KT전에서는 9회 문현빈의 아쉬운 타구 판단이 두 차례 연달아 나오며 4실점의 빌미가 됐고, 한화는 다 잡았던 경기를 4-7로 내줬다. 이후에도 중견수 쪽으로 애매한 타구가 갈 때마다 팬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는 장면이 반복되고 있다.

커뮤니티에서는 문현빈의 수비로 헌납한 점수를 이제 세기도 어렵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타구 판단이 흔들릴 때마다 경기 흐름이 통째로 넘어간다는 불만이다.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고집하나

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건 대안의 존재다. 한화 타선은 리그 상위권 화력을 갖췄다. 강백호가 지명타자로 고정된 현재 외야 코너는 오재원과 페라자가 맡고 있는데, 팬들은 중견수만큼은 공격력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수비 전문 자원을 세우는 게 합리적이라고 본다. 문현빈은 익숙한 좌익수로 돌리면 그만이라는 것이다.
미래의 외야 재편을 대비한 경험치 쌓기라는 해석에 대해서도, 올지 안 올지 모를 미래를 위해 현재의 승리를 갖다 바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정 준비가 필요하면 경기 중 좌익수-중견수 자리 교체 같은 유연한 운영도 가능한데, 그런 시도조차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감독의 신뢰, 결과가 못 따라온다

물론 김경문 감독의 논리가 없는 건 아니다. 감독은 문현빈이 평균 수준의 수비는 해주고 있고 잡아야 할 공은 놓치지 않는다며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센터라인을 자주 바꾸지 않겠다는 지론에, 전반기 타율 0.288, 9홈런 50타점을 기록한 타격을 라인업에서 뺄 수 없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문제는 그 신뢰를 뒷받침할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는 후반기 들어 홈에서 1승도 거두지 못했고, 그 사이 중견수 수비는 계속 불안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승부처 실수가 한 번 더 반복된다면 기용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지금보다 훨씬 커질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