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하는 주전 선수들 좀 빼면 안 되나?” 염경엽 감독이 LG 팬들에게 욕먹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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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LG가 379일 만에 4연패에 빠졌다. 18일 잠실 KT전 2-8 완패로 3위 KT에 0.5경기 차까지 쫓겼고, 선두 삼성과는 2.5경기로 벌어졌다. 그런데 팬들의 분노가 향하는 곳은 부진한 선수들이 아니다.

염경엽 감독, 정확히는 부진한 주전들을 끝까지 안고 가는 그의 기용 철학이다. 이날 토요일 잠실 관중은 2만 1,042명. 개막 후 8경기 연속 이어지던 토요일 매진 행렬이 끊겼고, 4점 차이던 7회부터 귀가 행렬이 시작됐다. 팬심이 숫자로 경고를 보낸 셈이다.

백업은 치는데, 주전은 못 치는데, 라인업은 그대로

논란의 뿌리는 성적표의 뒤집힌 구조다. 전반기 LG 타선을 지탱한 건 오스틴과 함께 송찬의, 문정빈 같은 ‘비주전 출신’이었다. 반면 문보경, 홍창기, 신민재, 박동원, 오지환 등 우승 멤버 주전들은 시즌 내내 부진했다. 그런데 라인업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

이날도 4번 문보경 카드는 유지됐고, 감독은 후반기 키플레이어로 다시 문보경을 지목했다. 9회말 유망주 이재원의 볼넷과 문정빈의 2루타에만 남은 관중이 환호했다는 건, 팬들이 보고 싶은 야구가 뭔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회사 조직론’ 인터뷰가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감독의 최근 인터뷰가 불을 키웠다. 염 감독은 부진한 주전을 빼지 않는 이유로 조직의 신뢰를 들었다. 몇 년간 성과를 낸 팀장을 몇 달 못했다고 내치면 조직이 신뢰를 얻을 수 없고, 못해도 기다려주는 문화가 있어야 선수들의 충성심과 희생이 나오며 그게 명문 구단의 밑거름이라는 취지였다. FA를 앞두고도 팀을 먼저 생각하는 홍창기, 박동원에 대한 고마움도 반복해서 표했다.

팬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프로는 경쟁으로 자리를 증명하는 곳인데 주전 자리를 사실상 보장하는 발언이라는 것, 2군 조정을 ‘내치는 것’으로 규정하면 지금 2군에 있는 선수들은 뭐가 되느냐는 반문, 그리고 그 신뢰와 기다림의 논리가 왜 젊은 선수들에게는 똑같이 적용되지 않느냐는 형평성 지적이 쏟아졌다.

성장하는 선수는 후반기에 체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는 발언도, 잘 치는 백업을 미리 수납하려는 명분으로 들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감독의 논리에도 근거는 있다

반론도 공정하게 짚어야 한다. 염 감독은 이 기용 철학으로 실제 성과를 낸 감독이다. 주축들의 줄부상과 부진 속에서도 전반기를 52승 33패 상위권으로 끌었고, 최근 3년 두 번의 우승이라는 실적이 신뢰 자본론의 배경이다.

첫 풀타임을 소화 중인 송찬의가 실제로 피로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에서 체력 안배론이 순전한 핑계만도 아니다. 베테랑 중심 팀의 리더십 관리라는, 밖에서 안 보이는 계산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감독 스스로 후반기의 열쇠를 ‘기존 주전의 반등’에 걸었는데, 올스타 브레이크의 재정비에도 그 반등은 아직 없고 순위는 매일 깎이고 있다.

삼성전 5승 6패, KT전 3승 7패라는 우승 경쟁팀 상대 열세까지 감안하면, 기다림의 마감 시한은 감독 생각보다 훨씬 가까울 수 있다. 주전이 살아나면 이 논란은 뚝심으로 기록되고, 살아나지 못하면 올 시즌 LG의 패인 첫 줄에 이 기용 철학이 적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