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격 슬럼프는 그렇다 치더라도 수비까지 흔들리면 답이 없다. 11년 307억원이라는 전무후무한 계약을 맺은 노시환(25·한화)이 10일 대전 KIA전에서 한 경기 2실책을 저지르며 팬들의 한숨을 깊게 만들었다.

이날 노시환은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고, 시즌 타율은 0.167(48타수 8안타)까지 떨어졌다. 삼진은 19개로 리그 전체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타격이 안 되는 건 그렇다 쳐도, 수비마저 무너지면 김경문 감독도 언제까지 신뢰의 야구를 할 수만은 없다.
4회 실책 → 역전 투런포로 이어졌다

한화가 2-1로 앞서던 4회초, 선두타자 김도영이 3루 방면 땅볼을 쳤다. 타구가 라인 쪽으로 깊었고 김도영의 발이 빠르니 송구가 급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노시환의 공은 왼편으로 빗나갔다. 3루수 송구 실책.

살아난 김도영은 카스트로의 땅볼 때 2루까지 진루했고, 나성범의 역전 투런홈런에 홈을 밟았다. 노시환의 실책이 3-2 역전으로 이어진 것이다.
6회에 또 김도영, 또 송구 실책

6회초에도 똑같은 일이 반복됐다. 김선빈의 솔로홈런으로 4-2가 된 상황에서 김도영이 또 3루 땅볼을 쳤는데, 이번에는 평범한 타구였다. 김도영도 당연히 아웃이라 판단하고 1루로 뛰어가다 속력을 줄일 정도였는데, 노시환의 송구가 또 왼쪽으로 치우쳤다.

1루수 채은성이 어떻게든 발을 베이스에 붙이고 잡아보려 애썼지만 발이 떨어졌고, 김도영이 잽싸게 베이스를 찍어 세이프가 됐다. 주자가 살아나면서 호투하던 에르난데스는 결국 교체됐다.
타격은 슬럼프, 수비는 핑계 못 댄다

타격은 감을 잃으면 슬럼프가 길어질 수 있고, 어떤 선수도 1년 내내 좋은 타격감을 유지할 수는 없다. 하지만 수비는 다르다. 수비와 주루는 감각 핑계가 통하지 않으며, 주전 선수라면 꾸준해야 한다.

한화가 노시환에게 307억원이라는 거액을 안긴 건 4번 타자로서 장타력뿐 아니라 안정된 수비, 그리고 전 경기를 뛸 수 있는 체력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타격도 안 되고 수비도 안 된다. 득점권 타율 0.111, 홈런 0개. 팬들이 환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김경문 감독, 언제까지 믿을 수 있나

김경문 감독은 계속해서 노시환을 4번 타자에 세우며 믿음의 야구를 하고 있지만, 타격에 이어 수비까지 구멍이 생기면서 어떤 형태로든 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추운 날씨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수비부터 마음을 다잡아야 타격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이날 5-6으로 패하며 6승 5패가 됐다. 노시환의 부진이 길어질수록 팀 성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