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꾸면 안 될 때는 바꾸고 바꿔야 할 때는 안 바꿔” 롯데 프런트에 팬들은 속 타는 이유

롯데가 영입을 검토하다 넘긴 시라카와가 하필 롯데를 상대로 첫 등판 5이닝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KIA가 제리드 데일의 대체 선수로 데려온 시라카와는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 롯데전에서 깔끔하게 임무를 마쳤다. 롯데 팬들 입장에선 씁쓸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었다.

작년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고 있다

롯데가 아시아쿼터 교체를 주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데이비슨의 저주’가 아직도 생생하다. 롯데는 22경기에서 10승 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하던 데이비슨을 시즌 도중 과감하게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포스트시즌에서 상대 1선발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판단에서였다.

시도 자체는 공격적이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대체 선수로 데려온 벨라스케즈가 11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8.23으로 완전히 무너졌고, 당시 3위였던 롯데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해 7위로 시즌을 끝냈다. 가을야구는 아예 꿈도 못 꿨다.

그런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문제는 지금 상황이 그때와 다르다는 점이다. 작년엔 잘 던지던 투수를 굳이 바꿨다가 망했지만, 지금 쿄야마는 이미 1군 자원이 아니다. 1군 마지막 등판이 5월 8일이고 10경기 10⅔이닝 평균자책점 7.59로 부진했다.

2군에 내려간 후에도 반등 기미가 없다. 퓨처스리그에서 8경기 20이닝 14실점 평균자책점 6.30을 기록했고, 4일 함평 KIA전에서는 홈런을 3방이나 얻어맞았다. 김태형 감독은 이미 쿄야마를 구상에서 지운 상태다. 누굴 데려와도 지금보다 나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신중함이 미덕이 아닌 시점

그 사이 다른 팀들은 빠르게 움직였다. SSG는 긴지로와 단기 대체 계약을 마쳤고, KIA는 시라카와를, 두산은 타무라를 방출하고 타카다와 계약했다. 롯데만 아직 제자리다. 롯데 관계자는 시라카와와 긴지로도 검토했지만 더 나은 선택지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신중한 접근 자체를 탓할 수는 없지만, 아시아쿼터 교체 기회는 단 한 번뿐이고 시장의 풀은 시간이 갈수록 좁아진다. 바꾸면 안 될 때 바꿔서 망한 전례가 이번엔 반대로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팬들이 답답해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