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삼성전에서 엘빈 로드리게스가 1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허리 경직으로 강판됐고, 검진 결과 허리 염좌로 선발 로테이션 한 차례를 쉬어야 한다는 소견이 나왔다. 타선이 1안타로 침묵하는 사이 양창섭에게 33년 만의 삼성 1피안타 완봉을 헌납했다.
스코어는 0-10이었다. 한동희 부상으로 중심타선이 무너진 지 며칠이 지나지 않아 이번엔 선발까지 이탈했다. 롯데 팬들이 피로감을 느끼는 이유가 여기 있다.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잘할 만하면 부상이 온다

올 시즌 롯데의 흐름은 전형적인 패턴을 반복하고 있다. 선발진이 잘 돌아가는 날은 타선이 침묵하고, 타선이 폭발하는 날은 불펜이 무너진다.

불법 도박 징계를 받은 고승민·나승엽이 복귀하면서 최근 10경기 5승 5패로 반등하나 싶었는데, 여기서 한동희가 옆구리 내복사근 손상으로 2~3주 이탈 통보를 받았다. 복귀 후 5경기에서 타율 0.368, 홈런 3개, OPS 1.276으로 드디어 기세가 오르는가 싶었던 선수가 다시 빠졌다. 그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로드리게스 허리 부상이다.
로드리게스 자체도 문제였다

부상이 없었어도 로드리게스가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선발이었느냐는 별개의 문제다. 100만 달러에 영입된 최고 157km 파이어볼러라는 수식어와 달리 올 시즌 10경기 3승 4패 ERA 5.12였고, 5월 들어서는 4경기 ERA 7.02로 무너졌다.

4월 23일 두산전에서 8이닝 무사사구 11탈삼진으로 도미넌트 스타트를 기록한 적도 있는 선수지만, 한국에 오기 전까지 커리어 내내 140이닝을 넘겨본 적이 없는 이닝 소화 경험 부족이 기복의 원인으로 꼽혀왔다. 기량으로도 교체가 고민되는 상황에서 부상까지 겹쳤으니 롯데 입장에서는 설상가상이다.
이게 하위권 팀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리그 8위, 꼴찌 NC와 0.5경기 차. 5위 한화와도 3경기 차밖에 나지 않아 중위권 도약이 불가능한 위치는 아니다. 그런데 뭔가 잘 풀리려는 순간마다 악재가 찾아오는 게 문제다.

강팀은 한 명이 빠지면 다른 선수가 채우는 뎁스가 있지만, 롯데는 한 명이 빠지면 그 자리가 그대로 구멍이 된다. 한동희가 빠지면 중심타선이 흔들리고, 로드리게스가 빠지면 선발 로테이션이 흔들린다. 대체 자원이 마땅하지 않다는 게 롯데가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