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봉승이 눈앞에 있었는데도 웰스는 9회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8이닝 84구, 몸 상태도 나쁘지 않았고 본인도 던지고 싶다고 했지만 염경엽 감독이 마운드를 유영찬에게 넘겼다. 완봉의 꿈은 다음으로 미뤄졌어도 웰스가 웃을 수 있는 건, 그가 LG를 단독 선두로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1안타 8이닝, 팬들이 원하는 바로 그 웰스

웰스는 22일 잠실 한화전에서 8이닝 1안타 1사사구 7삼진 무실점으로 도미넌트 스타트(DS)를 기록하며 LG의 3연승을 이끌었다. 4회초 잠깐 흔들리는 듯했으나 그게 전부였고, 나머지 이닝은 공격적인 피칭으로 한화 타선을 완벽히 잠재웠다.
LG 팬들이 웰스의 선발 등판을 기다리는 이유가 있다. 불펜 시절보다 훨씬 길게, 훨씬 지배적으로 경기를 가져가는 웰스의 선발 피칭은 팀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는다. 이날도 그랬다.
“나가고 싶다고 말씀도 드렸는데”

8회가 끝났을 때 투구수는 84개였고, 완봉을 노려볼 만한 수치였다. 웰스도 그걸 알고 있었기에 경기 후 “9회에 너무 나가고 싶었다. 완봉승을 해본 적이 없어서 직접 나가고 싶다고 말씀도 드렸다”고 했다.
8회말 타선이 추가 점수를 올렸다면 9회도 올라갈 수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지만, 이내 “팀이 이길 수 있는 상황 만들어 놓은 것에 만족한다”며 미소를 지었다.

염경엽 감독은 “웰스 본인은 던지고 싶어 했으나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9회 마운드를 유영찬이 마무리하며 웰스의 완봉 도전은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공격적으로 가자는 경기 전 한마디

특별히 달라진 건 없었다. 루틴 그대로 준비했고, 경기 전 김광삼 투수코치, 박동원 포수와 나눈 한 가지 얘기가 오늘의 투구를 만들었다.
웰스는 “오히려 우리가 상대를 공격한다는 느낌으로 가자는 플랜을 세웠고, 그게 주효했다”고 돌아봤다. 수비적으로 끌려가는 게 아니라 먼저 치고 들어가겠다는 각오였고, 한화 타선은 그 앞에서 8이닝 내내 속수무책이었다.
선발로 남고 싶지만, 팀이 먼저

팬들 사이에서는 웰스를 불펜으로 돌리는 게 아깝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아시아쿼터 상한선인 총액 20만 달러를 투자한 선수가 선발로 이 정도 피칭을 보여주니 당연한 반응이다. 웰스 본인도 “선발 로테이션에 남고 싶은 욕심도 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하지만 손주영이 복귀하면 웰스는 불펜으로 보직을 바꿔야 하고, 그 현실을 웰스도 받아들이고 있다. “불펜으로 돌아가게 되면 그것 또한 내가 맡은 역할이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서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WBC에서 LG 동료 손주영과 선발 맞대결을 펼쳤던 두 사람이 이제 같은 유니폼을 입고 역할을 나눠야 하는 상황이 된 셈인데, 웰스가 선발로 있는 지금이 팬들 입장에서는 더없이 반가운 시간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