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안 간다고 선언한 다음 날 뒤집어” 엄준상이 22억 받고 미국 간 진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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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교야구 최대어 중 한 명인 덕수고 엄준상(18)의 미국행에는 알려지지 않은 하룻밤의 드라마가 있었다. 애리조나와 계약금 150만 달러, 약 22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맺은 그가 사실은 그 오퍼를 한 번 걷어찼었다는 것이다. 그것도 최종 결정 전날에.

“안 가겠습니다” 그리고 뒤척인 하룻밤

엄준상이 최근 인터뷰에서 공개한 타임라인은 이렇다. 4월부터 애리조나의 오퍼를 받고 고민을 거듭하던 그는 6월 초 주말리그 경기 전날, 미국에 가지 않겠다고 최종 통보했다. 올 초까지만 해도 목표는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였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경기를 준비하는 내내 미련이 떠나지 않았다. 미국은 나중에 도전하고 싶어도 못 할 수 있는 무대이고, 도전할 수 있을 때 해야 후회가 없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채웠다. 결국 그는 바로 그날, 다시 가겠다고 말을 뒤집었다. 22억짜리 결정이 하룻밤 사이 두 번 바뀐 셈이다.

22억이 다가 아니었다

계약금 150만 달러는 김병현(225만), 류제국(160만)에 이은 역대 한국인 아마추어 3위 기록이다. 하지만 엄준상은 돈 때문만은 아니었다고 잘라 말했다. 금액은 구단이 자신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는 증거로 받아들였고, 결정타는 애리조나가 보여준 진심, 그리고 “어차피 메이저리거가 꿈이라면 이겨내야 할 선수들을 먼저 만나 경쟁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었다는 것이다.

계약차 방문한 애리조나에서의 경험은 확신을 굳혔다. 빅리그 유격수 페르도모와 수비 훈련을 하고, 골드글러브 3루수 아레나도와 대화를 나눴다. 한 번의 실책도 안 나오더라는 그라운드 상태에 대한 감탄까지, 18세 유망주의 눈에 비친 빅리그 인프라는 그 자체로 답이었다.

KBO가 놓친 1순위급 재능

엄준상은 최고 153km를 던지는 투수이자 프로급 유격수 수비를 갖춘 투타겸업 자원으로, 하현승(부산고), 김지우(서울고)와 함께 올해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다투던 빅3였다. 투수로 최근 2년 평균자책점 1.19, 타자로 고교 통산 타율 0.341. 애리조나는 그를 유격수로 키울 방침이다.

KBO 구단들로서는 1순위급 재능을 눈앞에서 놓친 셈이지만, 파격적인 대우에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박찬민, 김성준에 이어 고교 유망주의 미국 직행이 흐름으로 자리 잡는 모양새라 리그 차원의 고민도 깊어질 대목이다.

물론 22억의 무게만큼 리스크도 크다. 마이너리그부터 시작하는 무명의 시간을 버텨야 하고, 성공 확률은 누구도 보장하지 않는다. 다만 후회 없는 쪽을 택했다는

18세의 결단은 이미 내려졌다. 남은 전국대회를 덕수고 주장으로 완주하겠다는 엄준상은 미국행 확정 후 첫 대통령배 경기에서도 멀티히트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학생답게 마무리하겠다는 약속을 그라운드에서 지키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