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로 고우석 올릴 생각 없어 보이는 디트로이트”.. 제2의 최향남 되는 거 아닌가

고우석이 트리플A 톨레도에서 11경기 18이닝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하고 있다. 탈삼진 22개에 볼넷은 3개뿐, 피홈런은 0개, 무안타 경기가 11경기 중 7경기에 달한다.

더블A에서 13와 3분의 2이닝 평균자책점 0.66을 찍고 트리플A로 올라온 뒤에도 그 페이스가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누가 봐도 메이저리그 콜업 테스트를 받아볼 만한 성적인데, 디트로이트는 움직이지 않고 있다.

20년 전 최향남도 같은 벽에 부딪혔다

이런 상황을 두고 떠오르는 이름이 최향남이다. 최향남은 2006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트리플A 버펄로 바이슨스에서 34경기에 등판해 8승 5패, 2점대 평균자책점이라는 인상적인 성적을 냈다. 그런데도 메이저리그 콜업은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재계약에도 실패하며 결국 한국으로 돌아왔다.

포기하지 않고 2009년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앨버커키에 다시 도전해 9승 2패, 평균자책점 2.34라는 더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번에도 메이저리그 승격은 없었다. 두 번 모두 트리플A 수준에서 충분히 검증된 성적을 냈는데도, 끝내 빅리그 마운드에 한 번도 서보지 못한 채 선수 생활을 마쳤다.

최향남과는 다른 이유로 막혀 있다

최향남이 콜업되지 못한 핵심적인 이유로 꼽히는 게 나이였다. 2006년 첫 도전 당시 그는 이미 34~35세였고, 2009년 두 번째 도전 때는 38~39세였다. 트리플A에서 2점대 평균자책점을 냈어도, 메이저리그 구단 입장에서는 30대 후반 외국인 투수에게 로스터 한 자리를 내줄 이유가 크지 않았다.

1998년생인 고우석은 지금 20대 후반으로, 그 정도로 나이가 많은 건 전혀 아니다. 다만 메이저리그 콜업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 디트로이트가 굳이 지금 그를 테스트해야 할 절박함을 느끼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나이라는 변수의 무게가 최향남 때와 똑같다고 볼 수는 없지만, 성적은 충분한데 구단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본질적인 구조는 닮아 있다.

옵트아웃이 있지만 본인 뜻대로는 안 된다

고우석에게는 7월 양도 조항이라는 카드가 있다. 하지만 이 권리를 신청해도 결과는 고우석 뜻대로 정해지지 않는다.

신청 후 24시간 내에 다른 구단이 26인 로스터 등록 의사를 밝혀야 하고, 그 뒤 디트로이트가 48시간 내에 40인 로스터에 포함시키겠다고 결정하면 이적 자체가 무산된다. 결국 디트로이트가 끝까지 고우석을 40인 로스터에 잡아두기로 하면, 고우석은 다른 팀으로 옮길 길도 막힌 채 그대로 머물러야 한다.

이미 손을 내밀었던 LG

KBO 복귀 가능성도 거론된다. 친정팀 LG는 이미 한 차례 고우석 영입을 추진하면서 디트로이트에 이적료를 지불할 의사까지 내비쳤고, 디트로이트도 선수 동의가 있다면 이적료를 받고 풀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

런데 당시 고우석이 미국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무산됐다. 즉 KBO 복귀의 키는 디트로이트가 아니라 고우석 본인이 쥐고 있다.

최향남과 다른 점은 아직 시간이 있다는 것

최향남은 두 번의 도전 모두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끝났다. 고우석은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7월 옵트아웃이라는 변수도 남아 있다.

다만 지금 페이스가 이어지는데도 디트로이트가 끝까지 콜업 카드를 꺼내지 않는다면, 고우석 역시 마이너리그에서 증명만 하다가 시즌을 마감하는 또 한 명의 사례로 남을 위험이 있다. 그렇게 되면 다음 선택은 고우석 본인에게 넘어간다. 미국에서 한 시즌 더 버틸지, 아니면 LG로 돌아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