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폭격 중인데 미국 다시 안 간다고?” SSG 아빌라가 한국에 남으려는 이유

포스트맨

8월 29일 광주에서 열린 KIA와 SSG의 경기를 보다가 확신이 생겼어요. 이 투수, 지금 KBO에서 가장 무서운 선발입니다. 8월 들어 팀 타율 0.292, OPS(출루율+장타율) 0.840을 찍던 KIA 타선이 아빌라 앞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침묵했으니까요.

리그 최강 타선이 활로를 못 찾았다

이 경기에서 아빌라는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어요. 안타 4개 중 절반이 내야 안타였으니 사실상 제대로 맞은 타구가 없었다는 얘기죠.

KIA는 올해 아빌라를 두 번 만나 13이닝 동안 1점도 못 뽑고 삼진만 14개를 당했어요. 경기 전부터 리그에서 가장 좋은 투수 중 하나라고 경계하던 이범호 감독이 이기고 나서야 안도했을 정도예요.

시즌 성적은 더 놀랍습니다. 8경기 49이닝 4승 1패 평균자책점 1.65. 여기에 49이닝 무피홈런까지. 최근에는 3경기 연속으로 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이른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를 이어가는 중이에요.

40만 달러짜리 도박이 대박이 됐다

웃긴 건 올해 아빌라의 미국 트리플A 성적이 평균자책점 7.50이었다는 겁니다. 그런 투수를 SSG는 총액 40만 달러에 데려왔어요. 부진하던 외국인 투수의 대체 선수로요.

근거 없는 도박은 아니었어요. SSG는 아빌라가 일본에서 뛰던 시절부터 지켜봤고, 로봇 심판이라 불리는 ABS(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존과 잘 맞을 거라 판단했다고 해요. 150km대 투심과 커터가 존에 걸치면서 그 계산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거죠.

그런데 왜 미국에 안 돌아가려 할까

이 정도 성적이면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릴 법한데, 아빌라는 한국에 남고 싶다는 의사를 명확히 밝혔어요. SSG도 재계약 언질을 주고 있고, 이숭용 감독까지 프런트가 이미 움직이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습니다.

계산이 서는 선택이에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고는 있지만 반 시즌 성과로는 대형 계약이 어렵고, 한국에서 풀시즌을 폭격하면 오히려 더 좋은 조건으로 미국에 갈 수 있다는 계산이겠죠. 지난해 리그를 씹어먹고 토론토로 간 폰세가 걸어간 길 아닌가요?

나머지 9개 구단엔 악몽이다

재계약 공감대만 형성되면 SSG는 포스트시즌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에서 아빌라를 주 1회 등판으로 아끼며 내년을 준비할 수 있어요. 이숭용 감독도 주 2회 등판은 없게 관리하겠다고 예고했고요.

40만 달러에 주워온 투수가 내년 개막전 에이스로 돌아온다면, 이건 근래 최고의 외국인 영입 아닐까요? 여러분은 아빌라의 내년이 어떨 거라 보시나요. 재계약 공식 발표 시점과 시즌 최종 성적이 남은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