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야구대표팀의 2026 WBC 여정이 도미니카공화국과의 8강전에서 막을 내렸다. 0-10 콜드게임패라는 참담한 결과였지만, 선발 류현진과 구원 노경은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쉽게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류현진은 1이닝 3분의 2를 던지며 3실점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2회초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를 볼넷으로 내보낸 후 주니오르 카미네로에게 결정타를 맞으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어 훌리오 로드리게스의 내야 땅볼로 추가 실점을 허용했고, 연속 볼넷과 안타로 3점째까지 내주며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42세 노경은의 마지막 투혼

류현진의 뒤를 이은 노경은 역시 도미니카의 화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2회말에는 케텔 마르테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3회말 후안 소토와 게레로 주니어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2실점을 기록했다. 홈에서 아웃을 잡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소토의 슬라이딩이 성공하며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이 인정됐다.

42세 노경은은 이번 대회에서 도미니카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됐다. “한국에서 노인을 데려와 경기에 참여시켰는데, 이게 합법적인 건가요?”라는 반응부터 “그 노인은 정말 대단해”라는 감탄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놀림 반 감탄 반이었지만, 1라운드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8강 진출을 이끈 숨은 공신이었던 것만은 분명하다.
혼자서 짊어진 무거운 책임

류현진에게 이번 경기는 특별한 의미였다. 사실상 마지막 국제대회라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이다. “당연히 각오가 남다르다. 8강전이 마지막이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의 말처럼, 39세 베테랑은 태극마크를 단 마지막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다.

더욱 무거웠던 것은 그가 혼자 짊어져야 했던 책임감이다. 이번 대표팀 국내 선수 중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류현진이 유일했다. 과거 2006년과 2009년 대회에서는 박찬호, 서재응, 봉중근 등 여러 MLB 출신 선수들이 젊은 후배들을 이끌었지만, 이번에는 류현진 혼자였다.
비판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순간

39세 류현진과 42세 노경은, 두 노장은 “왜 뽑았냐”는 비판을 받으며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제 역할을 해냈고, 8강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상대가 너무 강했을 뿐이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메이저리그 올스타급 선수들로 가득한 팀이었고, 한국의 베테랑 투수들로서는 역부족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2026 WBC 도전은 여기서 끝났지만, 두 베테랑이 보여준 마지막 투혼만큼은 충분히 값진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