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잠실구장 LG-롯데전, 롯데 선발 이민석은 직구가 150km대 초중반으로 잘 들어가는 날이었다. LG 타자들이 직구에는 스트라이크, 파울, 헛스윙으로 반응하며 고전했다. 그런데 결정적인 순간마다 유강남이 요구한 공은 직구가 아니라 130km대 슬라이더였고, 그 공들이 줄줄이 안타로 연결됐다.
데이터로 보면 더 명확하다

1회 홍창기는 152km 직구 두 개를 상대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기록했는데, 정작 안타를 맞은 공은 136km 슬라이더였다. 2회 박해민의 첫 타석도 비슷했다. 150km 직구는 볼로 처리됐지만 136~137km 슬라이더를 세 번이나 던진 끝에 결국 안타를 내줬다.
7번 문정빈의 솔로 홈런은 아예 125km 커브를 받아쳐 110m 거리를 넘긴 것이었다. 박해민의 두 번째 타석에서도 150km 직구는 파울로 넘어갔는데 136km 포크볼이 안타가 됐고, 오스틴 역시 151km 직구는 볼이었지만 136km 슬라이더에 적시타를 맞았다.
변화구를 섞는 게 문제가 아니라, 안 통하는 변화구를 고집한 게 문제다

이날 이민석의 직구는 150~152km로 구속이 잘 나왔고, 타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반면 130km대 슬라이더와 포크볼은 이미 여러 차례 안타로 연결되고 있었다. 변화구를 섞어 던지는 것 자체는 투수에게 당연한 일이지만, 그날 전혀 안 먹히던 슬라이더를 결정구 타이밍에 거듭 선택한 게 문제였다.

오늘 변화구가 안 좋아서 계속 맞고 있는데도 계속 결정구로 변화구를 쓰고 있다는 팬들의 지적이 그대로 데이터에 드러나는 셈이다. 잘 통하는 직구를 카운트 잡는 용도로만 쓰고 승부구는 안 통하는 변화구로 가져가는 패턴이 반복되면, 투수가 자신의 가장 좋은 무기를 정작 중요한 순간에 못 쓰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도루도, 타격도 도움이 안 된다

유강남의 도루 저지 문제는 이미 잘 알려져 있다. 도루 시도 자체가 잦아지는 것도 유강남이 포수일 때 두드러지는 현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나온다. 타격에서도 보탬이 안 된다. 올 시즌 유강남은 타율 0.235, 3홈런, 24안타, 7타점, 출루율 0.269, OPS 0.642에 그치고 있다.

도루 저지에 약점이 있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이날처럼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안 통하는 공으로만 승부를 걸게 만드는 리드까지 더해지면 포수 한 명이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