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서 밥값하는 유일한 타자도”.. 한화 문현빈, 분노의 헬멧 패대기질

문현빈의 배트에서 시원하게 뻗어나간 타구가 중견수 방향으로 날아갔다. 안타가 되면 2점을 추가할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삼성 유격수 이재현이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 정확한 1루 송구로 문현빈을 잡아냈다.

1루에서 아웃된 직후, 문현빈은 헬멧을 허벅지에 강하게 내리쳤다. 최근 한화에서 유일하게 밥값을 하던 타자조차 상대 호수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1회 선발 전원 출루, 33분짜리 악몽

삼성은 1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 경기에서 13-5로 승리했다. 5연승을 달리며 10승 1무 4패, 같은 날 롯데에 패한 LG(10승 5패)를 반 경기 차로 제치고 단독 1위에 올랐다. 삼성이 10경기 이상 치른 시점에 단독 1위가 된 것은 2021년 10월 27일 이후 1631일 만이다.

시작부터 삼성이 대기록을 썼다. 1회에만 선발 타자 9명이 전원 출루했다. 3번 최형우, 5번 류지혁, 6번 강민호, 7번 전병우, 8번 이재현, 9번 홍현빈이 모두 안타를 때렸고, 1번 박승규는 타자 일순 후 두 번째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했다.

2번 김지찬과 4번 디아즈는 첫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2016년 NC가 넥센을 상대로 달성한 이후 10년 만이자 KBO 역대 7번째 기록이다. 한화는 첫 수비 이닝을 마치는 데만 무려 33분을 소진해야 했다.

13억짜리 ‘폰세 대안’, ⅓이닝 7실점

올 시즌 90만 달러(약 13억 3000만원)에 한화 유니폼을 입은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토론토)로 떠난 폰세의 공백을 메울 ‘필승 카드’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회초 아웃카운트 단 1개만 잡는 동안 7피안타 2볼넷 7실점으로 난타당하며 조기 강판됐다. 시즌 2패.

한화는 에르난데스 강판 후 황준서를 마운드에 올렸다. 포수 최재훈도 허인서로 교체했다. 황준서가 3이닝 2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것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2연전 4사구 28개, 18피안타

전날 역대 한 경기 최다인 18개의 사사구를 헌납한 한화는 이날도 10개를 내줬다. 2연전 합계 28개. 여기에 18안타까지 맞으며 한화 마운드는 완전히 초토화됐다.

타선은 2회 이원석의 2타점 적시타, 페라자의 1타점 적시타로 3-7까지 쫓아갔다. 하지만 5회 심우준의 실책으로 만루 상황이 만들어지자 또 무너졌다. 디아즈 밀어내기 볼넷, 류지혁 적시타, 전병우 2타점 적시타로 4점을 내주며 3-11로 벌어졌다.

허인서 130m 투런포, 문현빈의 분노

패색이 짙어가던 6회말, 허인서가 백정현의 높은 포크볼을 통타했다.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시즌 2호). 비거리 130m. 5-11로 점수 차를 좁히며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이어 심우준과 페라자가 볼넷으로 출루하며 2사 1·2루. 최근 타격감이 좋았던 문현빈이 타석에 들어섰다. 백정현의 6구째 138km 직구를 받아친 타구는 중전 안타성으로 뻗어나갔다. 하지만 이재현이 까다로운 타구를 잡아 정확한 1루 송구로 문현빈을 잡아냈다.

헬멧을 허벅지에 강하게 내리치는 문현빈. 한화의 추격은 여기서 끝이었다. 삼성은 7회 페라자의 송구 실책으로 1점을 추가했고, 9회에도 전병우·이재현 연속 안타에 대타 김헌곤 적시타로 쐐기를 박았다.

“원태인 뒤 이을 것” 장찬희의 등장

삼성 선발 양창섭은 1⅓이닝 4피안타 3실점으로 흔들렸다. 하지만 두 번째 투수 장찬희(2007년생 고졸 신인)가 3⅓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최고 시속 147km 직구와 포크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시즌 2승.

박진만 감독은 “선발이 일찍 내려가면서 장찬희가 갑자기 뒤를 이었는데 정말 멋진 피칭을 해줬다. 신인 티가 전혀 없었다. 배포 있게, 자신감 넘치게, 여유를 보이는 피칭을 했다”며 “계속 경험을 쌓는다면 원태인의 뒤를 잇는 최고의 선발투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는 5연패로 6승 9패, 롯데와 함께 공동 7위로 추락했다. 홈경기 8연패라는 불명예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