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에이스도 이정후 인정했는데”.. ‘타격왕 도전’ 이정후가 올스타 못 가는 이유

내셔널리그 타율 3위. 한때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그 타격왕까지 바라보던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올스타 명단에서 제외됐다.

팀 에이스 로건 웹이 “나보다 자격 있는 선수”라며 공개적으로 아쉬움을 드러냈을 정도인데, 그가 탈락한 이유를 뜯어보면 실력보다 구조의 문제가 크다.

에이스의 뼈 있는 한마디

5일 발표된 올스타 최종 명단에서 샌프란시스코는 투수 로건 웹과 2루수 루이스 아라에즈 2명만 이름을 올렸다. 3년 연속 올스타가 된 웹은 기뻐하는 대신 동료들을 챙겼다.

그는 “우리 팀에 올스타가 됐어야 할 선수가 3명 더 있다. 아마 나보다 더 자격 있는 선수들”이라며 이정후, 케이시 슈미트, 로비 레이의 이름을 직접 거론했다. 시즌 중 이정후의 담장 앞 호수비로 위기를 넘긴 뒤 두 팔을 들어 환호했던 웹이기에, 그 발언의 진심이 더 무겁게 다가온다.

타율은 최고인데 왜 밀렸나

이정후의 발목을 잡은 건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외야수라는 포지션의 특성이다. 이정후는 타율(0.315)과 안타에서 NL 외야수 최상위권이지만, 홈런 5개에 30타점대로 장타 지표가 처진다. 그를 밀어낸 코빈 캐롤, 크로우-암스트롱 등 교체 외야수 4명은 모두 홈런과 OPS에서 앞선다. 구단 내부 인사조차 “타격은 충분한데 타점과 홈런이 적어 어렵다”고 전망했을 만큼, 장타력이 중시되는 외야 경쟁에서 순수 교타자는 불리했다.

둘째, 팀 성적이다. 메이저리그 올스타는 30개 구단에서 최소 1명씩 뽑는 배분 규정이 있는데, 승률 26위에 그친 샌프란시스코는 사실상 1~2장이 한계였다. 그 티켓을 타율에서 이정후보다 한 계단 위(NL 2위)인 데다 2루수 부문 독보적인 아라에즈가 가져갔다. 지구 1위 다저스와 애틀랜타가 5명씩 배출한 것과 대조된다. 셋째, 타이밍이다. 6월 한 달 타율 0.340으로 불타던 이정후는 최종 발표 직전 페이스가 꺾이며 인상 점수를 쌓을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아직 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았다

다만 가능성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올스타 선수가 부상 등으로 불참하면 대체 선수가 추가되는데, 이미 게레로 주니어가 허리 통증으로 빠지는 등 변수는 계속 나오고 있다. 선수 투표 차순위나 사무국 선택으로 이정후가 막차를 탈 여지는 남아 있다.

올스타 여부와 별개로 이정후의 시즌 자체는 여전히 값지다. 어깨 수술 후 복귀한 시즌에 타율 0.315로 NL 정상급 타격을 유지하고 있고, 4경기 연속 안타로 감각도 되찾는 중이다.

타격왕 경쟁에서 1위 오토 로페즈와 격차가 벌어진 건 아쉽지만, 후반기 몰아치기는 이정후의 주특기다. 올스타 무대는 놓쳤을지 몰라도, 시즌이 끝났을 때 그의 이름이 타격 순위표 맨 위에 있다면 그보다 확실한 증명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