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팀 한화는 볼넷만 18개 내주는데”.. 기아로 이적한 김범수·이태양은 미친 활약 중

같은 날, 같은 시간.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불펜은 정반대의 길을 걸었다. 14일 한화는 대전에서 삼성에 4사구 18개를 내주며 5-6 역전패를 당했다. 반면 KIA는 광주에서 키움을 6-2로 꺾고 5연승을 질주했다. 그 중심에는 한화를 떠난 두 남자, 김범수와 이태양이 있었다.

김범수·이태양, 퍼펙트 릴레이

KIA는 양현종이 6이닝 2실점으로 첫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뒤 7회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베테랑 이태양이 먼저 올라 가볍게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8회에는 김범수가 등판해 또다시 퍼펙트 이닝을 완성했다. 9회는 조상우가 마무리했다.

김범수는 이날로 7경기 1세이브 3홀드, 개막전 이후 6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이태양도 2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2차 드래프트 대박’의 향기를 풍기고 있다.

한화에서 버림받은 두 남자

김범수와 이태양의 공통점은 ‘한화 출신’이라는 것이다. 김범수는 2015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해 11년간 뛰었다. 지난 시즌 73경기 평균자책점 2.25로 최고의 해를 보냈지만, 한화는 강백호 영입에 집중하느라 협상을 질질 끌었다. 기다리다 지친 김범수는 결국 KIA와 3년 2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이태양은 더 드라마틱하다. 2023년 한화와 4년 25억원 FA 계약을 맺고 친정팀으로 복귀했지만, 젊은 투수들의 약진으로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 1군 14경기 출전에 그쳤고, 결국 2차 드래프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태양은 직접 구단을 찾아가 “보호선수에서 풀어 달라”고 요청했고, KIA가 1라운드 2순위로 지명하며 새 출발을 하게 됐다.

같은 날, 정반대의 결말

김범수와 이태양이 KIA에서 퍼펙트 릴레이를 펼치는 동안, 한화 불펜은 자멸했다. 박상원-이민우-정우주-조동욱-김서현으로 이어진 불펜이 4사구만 18개를 내줬다. KBO 역대 한 경기 최다 4사구 신기록이다. 마무리 김서현은 8~9회에만 볼넷 5개를 내주며 밀어내기로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 시즌 한화 투수진 WAR 상위 7명 중 폰세(1위), 와이스(2위)는 MLB로, 한승혁(4위)은 KT로, 김범수(7위)는 KIA로 떠났다. 이태양까지 KIA로 갔다. 예견된 참사였다.

김도영 만루포, 데일 13경기 연속 안타

KIA는 5회 김도영의 만루홈런(시즌 4호)으로 승기를 잡았다. 하영민의 초구 포크볼이 밋밋하게 들어오자 125m짜리 좌월 그랜드슬램을 작성했다. 양현종은 6이닝 3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 76구만 던지며 통산 187승을 따냈다.

데일은 데뷔 1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다. KBO 외국인 타자 데뷔 연속 안타 공동 최장 기록(2003년 페레즈·2015년 히메네스)을 넘어섰다. 역대 최장 기록인 김용희의 18경기까지 5경기가 남았다. 7승 7패, 승률 5할에 복귀한 KIA. 떠난 자들이 빛나고, 남은 자들이 무너지는 아이러니한 2026년 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