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의 시즌 타율이 결국 3할 아래로 내려왔다. 25일 에인절스전 4타수 무안타로 타율은 0.299. 5월 31일 이후 55일 만의 3할 붕괴다. 불과 한 달 반 전 타율 0.338로 메이저리그 전체 타격왕 경쟁을 벌이던 타자의 추락이라 더 뼈아프다.
외야로 공이 나가지 않는다

이날 경기 내용은 하락세의 성격을 압축해 보여줬다. 이정후의 타구는 유격수 뜬공 하나를 제외하면 전부 내야 땅볼이었다. 삼진 없이 다 맞혔는데, 단 하나도 외야로 뻗지 못했고 강한 타구도 없었다. 콘택트는 되는데 타구 질이 무너진 전형적인 그림이다.
7월 성적표는 더 냉정하다. 18경기에서 무안타가 6경기, 1안타가 10경기로 멀티히트는 단 두 번뿐이다. 월간 타율은 0.238. 3월 0.222로 출발해 4월 0.312, 5월 0.313, 6월 0.340까지 매달 상승 곡선을 그리던 방망이가 7월에 뚝 꺾인 것이다.
팬들의 데이터 분석이 가리키는 불안 신호

‘심상치 않다’는 반응이 나오는 건 이 하락이 단순한 사이클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팬들의 데이터 분석 때문이다. 커뮤니티에서는 올해 이정후의 인플레이 타구 타율(BABIP)이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는 점을 들어, 전반기의 고타율에 행운이 섞여 있었고 지금은 그 거품이 조정되는 과정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여기에 어깨 수술을 받은 2024년 이후 스윙 스피드와 주력 관련 지표가 하락했다는 분석까지 더해지며, 신체 능력 자체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필 8월 4일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매물로 거론되는 시점이라, 식은 방망이가 그의 트레이드 가치와 협상 구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따라붙는다.
그래도 비관만 할 단계는 아니다

반론도 만만치 않다. 같은 팬 분석 기준으로도 타구 질 기반의 기대 성적(xwOBA)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어서, 실력이 무너졌다기보다 좋을 때 좋은 쪽으로, 나쁠 때 나쁜 쪽으로 운이 쏠리는 야구의 평균 회귀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타율 0.299는 여전히 리그 전체 9위에 해당하는 성적이고, 지난해에도 5월 슬럼프에서 연속 홈런으로 반등한 전례가 있다. 이날 삼진 없이 전 타석 인플레이를 만든 것 역시 콘택트 능력 자체는 살아 있다는 방증이다.

관건은 반등의 시점이다. 트레이드 마감까지 열흘, 이정후가 타구 질을 회복해 3할을 되찾는다면 전반기의 질주가 실력이었음을 증명하게 된다. 잔여 시즌 그의 방망이가 어느 쪽 가설에 손을 들어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