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점 주면 10점 낼게” 한화, 화끈한 ‘본프레레식 야구’로 우승한다

한화 이글스가 팀 컬러를 바꿨다. 작년에는 폰세와 와이스의 원투펀치로 선발 야구를 했다면, 올해는 ‘닥공(닥치고 공격)’이다. 9점을 내줘도 10점을 뽑아내는 ‘본프레레식 야구’를 선언했다.

개막 2연전에서 두 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팀은 10개 구단 중 한화가 유일하다. 28일 10-9, 29일 10-4. 홈런 3개 포함 31안타 20득점. 투수가 흔들려도 타선이 덮어버린다.

강백호가 중심을 잡았다

KT에서 4년 100억원에 이적한 강백호가 제값을 했다. 개막전에서는 9-9로 맞선 연장 11회말 2사 2루에서 중전 끝내기 안타를 날렸다. 5타석 무안타 침묵을 깨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29일에는 3회 투런 홈런, 4회 2타점 2루타, 6회 1타점 땅볼. 하루에 5타점을 쓸어 담았다. 이틀간 10타수 4안타 6타점. 중심타자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1번부터 9번까지 안 맞는 타자가 없다

특정 선수 한 명에 기대는 모습이 아니었다. 새 외국인 타자 페라자는 이틀간 6안타를 몰아쳤다. 타율 0.545. 2번 타자로 출전해 도루까지 추가하며 테이블세터 역할을 충실히 했다. 강한 2번 타자의 전형이다.

3번 문현빈은 2루타 2개 포함 4안타(타율 0.636). 4번 노시환은 개막전 동점 적시타로 패배 직전에서 팀을 구했고, 이틀간 3안타를 때렸다. 6번 캡틴 채은성도 개막전 솔로 홈런 등 3안타. 하주석도 3안타를 보탰다.

고졸 신인 오재원도 눈에 띈다. 주전 중견수 중책을 맡고 이틀간 4안타를 때렸다. 개막전 3안타, 29일에는 결승 2타점 적시타. 수비에 비해 공격력에 물음표가 따라붙었지만, 개막 2연전에서 그 우려를 어느 정도 지워냈다.

김경문 감독 — “화끈한 공격력으로”

김경문 감독은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선언했다. “화끈한 공격력으로 팬들에게 시원한 야구를 보여드리겠다. 올해는 끝까지 웃을 수 있는, 우승하는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작년에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웠다. 폰세와 와이스의 외국인 원투펀치에 문동주, 류현진이 이끄는 선발진, 견고한 불펜 마운드로 한국시리즈까지 갔다. 그런데 폰세와 와이스가 메이저리그로 떠났다. 팀 컬러를 바꿔야 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강백호를 100억원에 영입했고, 외국인 타자 페라자도 데려왔다. 공격의 무게감을 키우겠다는 구상이었다.

투수는 불안 요소

타선은 폭발했지만 마운드는 숙제다. 개막 2연전 팀 평균자책점 5.85. 1선발 에르난데스는 5회를 못 버티고 강판당했다. 4⅔이닝 4피안타 4사사구 4실점. 5회에 볼넷 3개로 무너졌다. 개막전에서는 연장 11회까지 9명의 투수가 사사구 12개를 남발했다. 제구력 난조가 뚜렷하다.

2년차 정우주의 출발도 좋지 않다. 29일 경기에서 2타자를 잡는 동안 3안타, 볼넷 2개를 묶어 2실점으로 부진했다.

본프레레식 야구

개막전 10-9 승리가 한화의 새로운 정체성을 보여줬다. 투수가 9점을 내줘도 타선이 10점을 뽑아내면 이긴다. 물론 마운드가 계속 이렇게 흔들리면 시즌 내내 버티기 어렵다. 하지만 타선이 이 정도로 터지면 투수들이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심리적 압박이 줄어든다.

단 두 경기만으로 한 시즌 전체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래도 한화 타선이 특정 선수 한 명에 기대지 않고 1번부터 9번까지 골고루 치고 있다는 건 분명하다. 작년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이 타선을 더 강화했다. 화끈한 공격력으로 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