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 ‘이물질’ 항소해도 소용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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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우석(28)이 결국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MLB 사무국은 27일 그의 글러브에서 부정 이물질이 확인됐다고 결론 내렸고, 고우석은 즉각 SNS를 통해 결백을 주장하며 선수노조를 통한 항소를 예고했다. 그러나 냉정하게 보면, 이 항소가 징계를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야구계의 중론이다.

“땀과 로진이 굳은 것”.. 절절한 해명

고우석의 해명은 구체적이다. 문제의 물질은 올 초부터 땀과 로진이 반복적으로 엉겨 가죽에 굳은 것으로, 손톱으로 강하게 긁어야 겨우 떨어질 정도라 제거할 수도 없고 제거할 이유도 없었다는 것이다. WBC 때부터 매 경기 쓴 글러브인데 한 번도 문제 제기를 받은 적이 없다고도 했다.

살면서 단 한 번도 부정하게 경쟁하려 한 적이 없다는 호소에서 억울함이 묻어난다. 실제 그에게 유리한 정황도 있다. 트래킹 데이터상 그의 회전수와 구속은 메이저와 마이너에서 큰 차이가 없어, 이물질로 이득을 본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성분이 아니라 ‘끈적임’이다

그럼에도 전망이 어두운 이유는 규정의 구조에 있다. 이 규정은 무엇이 묻었느냐를 따지는 성분 검사가 아니다. 로진은 허용 물질이지만, 글러브에 발라두거나 굳어 뭉친 상태로 있으면 그 자체가 위반이다. 고의성도 묻지 않는다.

심판이 과도한 점착성을 확인하고 심판진이 동의하면 퇴장과 10경기 정지는 의무적으로 따라온다. 고우석의 해명이 전부 사실이어도, “땀과 로진이 굳은 것”이라는 말 자체가 규정 위반의 자백처럼 읽힐 수 있는 역설적 구조인 셈이다.

슈어저도 블랑코도 못 뒤집었다

선례는 더 냉정하다. 2023년 사이영상 3회 수상자 맥스 슈어저가 똑같이 “로진과 땀”이라고 항변했지만 10경기 정지를 그대로 소화했고, 2024년 로넬 블랑코 역시 같은 주장을 하고도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이물질 징계가 번복된 전례는 사실상 없다. 팬들 사이에서는 항소 절차에 걸리는 시간이 징계 기간보다 길어, 다투는 사이 10경기가 지나가 실익 자체가 사라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역대급 스타들도 접었던 싸움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항소는 무의미할까. 꼭 그렇지는 않다. 이기기 어려운 싸움이라도 기록을 남기는 의미가 있다. 부정투구범이라는 낙인을 안고 커리어를 이어가야 하는 선수에게, 공식 절차를 통해 결백을 다퉜다는 사실 자체가 명예 회복의 최소한이기 때문이다.

징계는 이미 시작됐다. 열흘 뒤 다시 마운드에 오를 고우석의 공이 어떤 데이터를 찍느냐가, 어쩌면 가장 확실한 항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