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에서 강판당하더니.. ‘식물 타선’ 키움한테도 얻어맞은 LG 손주영

손주영이 WBC 호주전에서 팔꿈치 부상으로 강판된 지 보름 만에 실전 마운드에 복귀했지만, 기대했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24일 잠실에서 열린 키움과의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나선 손주영은 1⅔이닝 동안 5개의 안타와 1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3실점을 기록했다.

당초 2이닝 40구를 던질 예정이었던 손주영은 투구 수는 42개로 목표치를 채웠지만, 이닝은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1회부터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안치홍에게 몸쪽 높은 슬라이더를 공략당해 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초반부터 흔들렸다.

2회에도 이어진 불안한 투구

2회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어준서와 김건희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1루 견제구 실책으로 추가 실점까지 내줬다. 손주영이 1루에 던진 견제구를 1루수가 잡지 못하는 바람에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면서 실점이 늘어났다.

최고 구속은 147km를 기록했고, 직구와 커브, 포크볼,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실험했지만 제구력과 구위 모두 아쉬운 모습이었다. 이형종을 삼진으로 처리한 뒤 2아웃에서 마운드를 내려온 손주영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역력했다.

WBC 호주전 악몽 재현 우려

손주영은 지난 9일 도쿄돔에서 열린 WBC 호주전에서 1이닝 만에 강판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2회 투구를 준비하던 중 왼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껴 경기를 중단해야 했고, 팀이 극적으로 8강에 진출하는 순간을 함께하지 못한 채 홀로 귀국길에 올라야 했다.

다행히 팔꿈치 단순 염증 진단을 받아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이번 등판에서도 예전 같은 날카로운 모습을 찾기는 어려웠다. 불펜 피칭 1차례만 소화한 상태에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등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2군 출발 확정, 1군 복귀 시점은 미지수

손주영은 일단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로테이션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며 손주영의 상태를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빠르면 다음 달 5일 고척 키움전에서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있지만, 2군에서의 피칭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판단할 예정이다.

염 감독은 다른 팀들이 대부분 주 2회 로테이션으로 가는 것과 달리 시간을 두고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손주영의 컨디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LG는 이날 키움에 2-5로 패하며 시범경기를 마무리했고, 최종 전적 5승 1무 6패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손주영의 완전한 회복이 팀 전력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서두르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