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팬들은 벌써 뒷목 잡는다” 안치홍, 키움에서 살 빼고 부활 선언

2024시즌을 앞두고 한화 이글스와 4+2년 최대 72억원이라는 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큰 화제를 모았던 안치홍. 이적 첫해에는 타율 3할, 13홈런으로 나름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줬지만, 2025시즌은 완전히 달랐다. 타율 1할 7푼 2리라는 참담한 성적으로 야구 인생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들었고, 1군보다는 2군에서 보내는 시간이 훨씬 길어졌다.

결국 한화 구단은 그를 전력 외 선수로 분류했고, 2025년 11월 2026 KBO 2차 드래프트 35인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는 결단을 내렸다. 대형 FA 계약을 맺은 지 불과 2년 만에 사실상 팀에서 방출되는 수모를 겪게 된 것이다.

키움의 파격적 선택, 베테랑의 가치를 알아보다

하지만 베테랑의 진가를 알아본 구단이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2차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안치홍을 지명하며 양도금 4억원을 한화에 지급하고 남은 연봉까지 모두 떠안는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팀 특성상,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한 베테랑 타자가 구심점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이적 직후 안치홍은 지난 시즌의 부진을 자책하면서도 새로운 기회를 받은 만큼 절실함을 갖고 임하겠다며 독기를 품고 반등을 다짐했다.

대만 스프링캠프에서 시작된 부활 신호

안치홍의 절실함은 2026시즌을 앞둔 대만 가오슝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캠프 내내 엄청난 훈련량을 소화하며 기량을 끌어올린 그는 구단이 선정한 자체 스프링캠프 MVP의 영예를 안았다. 대만 야구대표팀 등 현지 팀과의 연습경기 7경기에서 타율 3할, 2홈런으로 활약하며 실전 감각을 빠르게 회복했다.

지난 3월 5일 대만 중신 브라더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솔로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1타점의 불방망이를 휘둘렀고, 한국으로 돌아와 치른 KBO 시범경기 개막전인 3월 12일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도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부터 깔끔한 2루타를 신고했다.

압권의 NC전, 완벽한 타격 밸런스 과시

가장 압권이었던 것은 3월 14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였다.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안치홍은 키움 타선을 홀로 이끌다시피 하는 무력시위를 펼쳤다. 4회초 좌중월 2루타로 매서운 타격감을 조율한 뒤, 팀이 1-2로 끌려가던 5회초 2사 후 타석에서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비거리 115미터의 큼지막한 동점 솔로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날 경기에서 안치홍은 4타수 3안타 1홈런 1타점이라는 경이로운 성적을 기록하며 완벽한 타격 밸런스를 과시했다. 비록 팀은 투수진의 난조로 6-8 패배를 당하며 시범경기 3연패에 빠졌지만, 안치홍의 폭발적인 부활포만큼은 키움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고 새 시즌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설종진 감독의 베테랑 중심 전력 구상

설종진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베테랑 최주환(39세), 안치홍(36세)을 중심으로 팀 전력을 구상하고 있다. 설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는 둘 다 3루수로도 훈련했지만 이제부터 최주환이 3루수, 안치홍이 2루수나 1루수, 지명타자로 자주 뛰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3년부터 3연속 시즌 최하위에 그친 키움은 올 시즌 성적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 설 감독은 우리의 올 시즌 목표는 하위권에서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고참 선수들에게 많이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 팬들은 벌써 뒷목을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안치홍의 키움에서의 부활 행보가 눈부시다. 과연 2026시즌 안치홍이 어떤 활약으로 키움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을지 정규시즌 개막이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