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은 좀 두고 보지”.. 키움 이적한 안치홍 활약에 씁쓸한 한화 팬들

10일 고척돔 9회말, 만루 상황에서 키움 안치홍이 KT 마무리 김민수의 속구를 받아쳐 비거리 130m짜리 끝내기 만루홈런을 쏘아 올렸다. 키움이 5연패를 끊는 극적인 장면이었는데, 이 홈런을 보는 한화 팬들의 마음이 복잡했다.

지난해 안치홍이 한화를 떠난 뒤 2차 드래프트로 키움에 합류해서 이렇게 잘하고 있는데, 정작 한화 2루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하주석은 타율 0.256에 wRC+ 59.5로 리그 하위권을 맴돌고 있기 때문이다.

안치홍이 왜 한화를 떠났냐면

안치홍은 한화에서 2022년부터 뛰다가 지난해 시즌 후 2차 드래프트에서 키움에 지명됐다. 한화는 안치홍을 보호 명단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해 안치홍의 성적이 워낙 처참했기 때문이다.

시력 문제와 장염, 거기다 포지션 불명확성까지 겹치며 사실상 수비도 못 하고 타격도 못 하는 선수가 됐고, 한화는 2차 드래프트 보호 명단에서 그를 제외했다. 안치홍 대체 자원으로 손아섭을 트레이드로 데려왔지만 손아섭마저 부진하면서 결과적으로 드래프트 3라운드 픽만 날린 꼴이 됐다.

작년 한 번의 부진으로 내보내기엔 아까운 선수였다

안치홍은 롯데 시절부터 꾸준함으로 정평이 난 타자였다. 2루수로 통산 타율 0.300 전후를 유지하며 매년 안정적인 성적을 냈고, 워크에식도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 선수가 지난해에만 유독 흔들렸는데, 팬들 사이에서는 시력 이슈가 결정적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시즌 중 시력이 나빠진 안치홍이 안경을 착용하기 시작했고, 채은성도 안경 적응에 반년이 걸렸다고 밝혔을 만큼 이 적응 기간이 하필 한화의 한국시리즈 도전 시즌과 겹쳤다는 게 치명적이었다.

지금 키움에서 부활했고 한화 2루는 비어있다

올 시즌 키움에서 안치홍은 다시 본인 페이스를 찾았다. 이날 끝내기 만루홈런이 그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반면 한화 2루수 하주석은 타율 0.233, wRC+ 59.5, 최근 10경기 타율 0.188로 팀에 마이너스가 되는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안치홍을 1년만 더 두고 봤더라면”이라는 말이 한화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건 당연하다.

물론 안치홍이 한화에 남았더라도 수비 포지션이 없어 애매했을 거라는 시각도 있고, 그 빈자리에 강백호를 영입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결과론적 비판이라는 반론도 있다. 하지만 하주석이 2루에서 저 성적을 내고 있는 지금, 안치홍의 끝내기 홈런이 유독 쓰라리게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