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고척스카이돔, 한화가 키움에 2-3으로 패하며 798일 만에 한화전 스윕을 당했다. 끝내기, 역전, 재역전까지 사흘 내내 키움에게 끌려다닌 결과였다.
시즌 득점 1위(384점), 홈런 2위(68개), OPS 1위(0.786)였던 한화 타선이 키움 3연전 3경기에서 합쳐 4득점에 그쳤다. 최하위 키움에게 발목을 잡힌 한화는 5위 자리마저 위태로워졌다.
투수진은 할 일을 했다

이날 선발 왕옌청은 5이닝 4피안타 2실점으로 크게 무너지지 않았고, 정우주와 조동욱이 각각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이어받았다.
이상규가 1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흔들렸지만, 박상원이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정리하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매치업 자체가 다소 불리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제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경기였다.
무사 1·3루, 그러나 침묵한 타선

승부를 결정지은 건 9회초 마지막 기회였다. 황영묵의 2루타와 이원석의 내야안타로 무사 1·3루,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가능한 절호의 찬스였다.

그런데 김태연이 헛스윙 삼진, 문현빈이 포수 파울플라이, 마지막 유민까지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1회에도 2사 만루 찬스에서 이도윤이 삼진으로 물러난 장면이 있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타선이 침묵한 게 이번 시리즈 패배의 핵심이었다.
강백호의 150홈런도 빛이 바랬다

강백호가 4회 시즌 14호 홈런으로 KBO 통산 150홈런 고지를 밟았고 멀티히트까지 기록했지만, 팀 패배 앞에서는 의미가 크지 않았다.
한화 타선은 이날 7안타 1홈런 2득점에 그쳤다. 앞선 두 경기에서도 4득점뿐이었다는 걸 고려하면, 특정 선수 한두 명의 부진이 아니라 타선 전체가 동시에 가라앉은 흐름이었다.
원성준이라는 변수

키움 입장에서는 원성준이 결정적이었다. 13일 경기 역전 결승타에 이어 14일에도 8회 한화 불펜 이상규를 상대로 좌중간 적시타를 터뜨려 다시 리드를 가져갔다.

이틀 연속 해결사 역할을 해낸 원성준의 활약이 최하위 팀의 스윕을 만들어낸 결정적인 한 장면이었다. 마무리 카나쿠보 유토도 9회 무사 1·3루 위기에서 흔들리지 않고 152km 강속구로 마지막 타자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시즌 11세이브를 챙겼다.
감독 운용 논란은 있지만, 이번 패배의 본질은 아니다

페라자와 강백호를 경기 중 빼는 기용이 도마에 오르긴 했지만, 페라자는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고 강백호 역시 최근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상태였다는 걸 감안하면 두 선수의 교체 여부가 결과를 크게 바꿨을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평소 감독의 선수 운용에 대한 비판은 별개의 문제로 계속될 수 있지만, 이번 3연패만큼은 타선 전체의 집단적인 침체가 만들어낸 결과라는 게 더 설득력 있는 분석이다. 한화는 16일부터 창원에서 NC와의 원정 3연전을 치른다. 식어버린 타선의 반등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