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은이 40대에도 SSG 불펜에서 현역으로 활약하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하고 있는 것처럼, 44세 고효준이 울산 웨일즈 퓨처스리그에서 불꽃을 태우고 있다.

올 시즌 18경기 19⅔이닝 ERA 1.83, 2승 3세이브 5홀드에 피안타율 0.197이라는 성적을 내고 있는 이 선수가 5월 들어 마무리 역할까지 소화하며 1군 복귀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하고 있어, 불펜이 총체적 난국인 한화가 당장 전화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고효준이 어떤 선수냐면

2002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고효준은 SK, KIA, 롯데, LG, SSG, 두산까지 7개 구단을 거친 24년 베테랑 좌완 투수다. 지난해 두산에서 45경기 21이닝 ERA 6.86으로 1군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성적을 남기고 방출되며 은퇴 위기에 몰렸는데, 신생구단 울산 웨일즈와 계약하며 현역 연장에 성공했다.

그리고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지난해 두산 퓨처스리그 성적도 13경기 12⅓이닝 ERA 5.11로 불안했던 선수가 올해는 19이닝 넘게 던지며 ERA 1점대를 유지하고 있다.
5월 마무리까지 소화한다

5월 들어 고효준의 역할은 더 커졌다. 1일 KT전 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한 데 이어, 7일 두산전 1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두 번째 세이브, 9일 LG전 1이닝 퍼펙트로 세 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최근 10경기에서 1이닝 안팎을 던지며 단 한 번만 실점했고 나머지는 모두 무실점이었다. 4일 상무와의 더블헤더에서는 1⅔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KBO 1·2군 통틀어 역대 최고령 승리투수 기록까지 세웠는데, 43세 2개월 26일의 나이에 만든 대기록이었다.
한화가 전화해야 하는 이유

지금 KBO에서 불펜 때문에 가장 골머리를 앓는 팀이 한화라는 건 다 안다. 김서현은 입스 수준의 제구 붕괴로 2군에서 재조정 중이고, 쿠싱은 선발 출신 마무리로 혹사 논란이 계속되며, 이민우는 8일 62구를 혼자 던지다 패전을 안았다.

5점 차 리드도 안심할 수 없다는 말이 한화 팬들 사이에서 유독 공감을 얻는 시즌이다. 좌완 불펜 자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퓨처스 ERA 1.83에 세이브까지 따내고 있는 44세 좌완이 퓨처스리그를 폭격하고 있으니, 한화 입장에서는 눈독을 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고효준 본인도 경기 후 “젊은 선수들과 함께 뛰면서 좋은 에너지를 받고 있고 맡은 역할에 집중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노경은이 40대에도 SSG 마운드에서 현역으로 버티고 있듯, 고효준에게도 마지막 불꽃을 태울 기회가 찾아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