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서, 박용택 저주 드디어 풀렸나?” 10년 만에 대기록 달성한 한화 거포 포수

박용택의 저주가 KBO 팬들 사이에서 공인된 밈이 된 건 이미 오래된 일이다. 야구 커뮤니티에서는 그가 누군가를 칭찬하거나 정배를 말하면 귀신같이 반대로 흘러가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펠레택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지난 2026 WBC에서는 KBS가 아예 공식 광고에 박용택의 역저주를 써먹었고, 대한민국이 13년 만에 2라운드에 진출하면서 이 밈은 공식 인정 수준이 됐다. 그 박용택이 5월 16일, 허인서를 신인왕으로 찍었다.

찍힌 다음 날부터 정확히 꺼졌다

타이밍이 너무 절묘했다. 5월 1일부터 16일까지 허인서의 성적은 47타수 22안타, 홈런 7개, 타점 21개, OPS 1.489였다. 신인왕 레이스에서 독보적인 선두를 달리던 숫자다.

그런데 박용택이 신인왕을 찍은 바로 다음 날부터 허인서는 18타수 3안타, 타점 0개, OPS 0.485로 급격히 침묵했다. 찍히기 전 OPS에서 정확히 1.0이 빠졌다. 7홈런 21타점이던 선수가 8경기 동안 타점이 하나도 없었다. 야구 팬들이 웃으면서도 진심으로 걱정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그리고 10호 홈런, 저주를 걷어냈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허인서의 방망이가 다시 살아났다. 5회말 무사 1루, 노시환이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허인서는 SSG 선발 최민준의 133km/h 슬라이더를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16일 KT전 이후 9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자 데뷔 후 첫 두 자릿수 홈런이었다.

이 홈런은 단순한 한 방 이상이었다. 한화 포수가 한 시즌 10홈런 이상을 기록한 건 2015년 조인성의 11홈런 이후 10년 만이다. 여기에 5월 한 달에만 8개의 홈런을 기록하며 2005년 7월 이도형이 세운 구단 포수 월간 최다 홈런 기록 7개도 갈아치웠다. 슬럼프 한가운데서 나온 역사적인 홈런이었다.

강백호가 쐐기, 화이트가 틀어막았다

한화는 6회초 SSG에 1점을 내주며 2-1로 추격을 허용했지만 6회말 강백호가 바로 받아쳤다. 1사 1루에서 이로운의 122km/h 체인지업을 걷어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으로 4-1을 만들었다. 강백호의 시즌 12호 아치였다. SSG는 7회초 오태곤의 투런 홈런으로 4-3까지 따라붙으며 끝까지 압박했지만 8회 박상원, 9회 이민우가 차례로 막아내며 한화가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선발 화이트는 7이닝 4피안타 3실점 6탈삼진으로 시즌 2승째를 챙겼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25승25패, 승률 정확히 5할에 올라섰고 대전 홈구장은 시즌 24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반면 SSG는 10연패 수렁으로 더 깊이 빠졌다. 박용택의 저주를 이겨낸 허인서는 이제 신인왕 레이스의 진짜 주인공으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