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팅볼 투수 다 됐다” 롯데 김원중, 33살에 에이징 커브가 벌써 왔다고?

김원중은 올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악재를 만났다. 지난해 연말 광주 시내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오른쪽 늑골 미세 골절 진단을 받았고, 차량이 전손될 만큼 큰 충격이었음에도 다행히 선수 생활에는 지장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1차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되면서 시즌 준비는 처음부터 삐걱거렸고, 그 여파가 지금 마운드에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는 게 팬들 사이의 공통된 시각이다.

24일 광주 KIA전에서도 8회말 김도영에게 투런 홈런을 맞으며 ERA가 6.43에서 8.59까지 치솟았고, 롯데는 비슬리의 7이닝 호투를 허공에 날린 채 0-4로 패했다.

비슬리는 잘 던졌는데

사실 이날 롯데가 져야 할 경기는 아니었다. 비슬리가 7이닝 106구 7피안타 11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최고의 투구를 선보이며 팽팽한 승부를 유지했고, 7회까지 0-2로 따라붙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7회말 김도영에게 솔로홈런을 맞고 고종욱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0-4가 됐지만, 7이닝을 2실점으로 버텨준 선발의 공을 불펜이 뒤에서 받쳐줬더라면 충분히 경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문제는 8회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이었다. 첫 타자 김호령을 중전안타로 내보낸 뒤 김선빈은 2루 땅볼로 잡았지만, 볼카운트 2볼 1스트라이크에서 던진 4구째 포크가 김도영의 방망이에 걸리며 비거리 115m짜리 투런 홈런이 됐다. 밋밋하게 가운데로 들어간 공이었고, 팬들 사이에서 “배팅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교통사고로 꼬인 몸, 구속도 제구도 제자리

4년 44억에 인센티브 10억을 얹어 총 최대 54억짜리 계약을 맺은 롯데의 마무리가 ERA 8.59를 찍고 있다. 피안타율 0.382, WHIP 2.45는 마무리 투수의 숫자가 아니다.

교통사고로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시즌에 들어갔고, 그 여파로 구위가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현재 수치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리그 불펜 4위 성적을 찍었던 투수가 단 한 시즌 만에 이렇게까지 무너질 수 있느냐는 것이다.

불펜 전체가 박살 났다

김원중만의 문제도 아닌 게 더 심각하다. 롯데 불펜 팀 ERA는 6.78로 리그 꼴찌이고, IRS(기출루자 득점 허용률)는 42.9%로 리그에서 40%를 넘는 유일한 팀이다.

정철원은 8경기 ERA 5.68, 아시아쿼터 쿄야마 마사야도 8경기 ERA 7.00으로 기대 이하다. 사실상 불펜에서 살아남은 자원이 최준용 한 명이라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상황인데, 최준용도 부상 복귀 후 겨우 제 몫을 하는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