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창원 NC전 8회말 동점 상황에서 정우주가 마운드에 올랐다. 김경문 감독이 직접 경기 전 “이기고 있으면 8회에 정우주를 쓸 것”이라고 밝혔던 그 역할이었다.

정우주는 안중열을 상대로 볼넷을 내줬지만 박건우를 15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권희동을 2스트라이크까지 몰았다. 그런데 세 번째 공으로 던진 149km 직구가 권희동의 배트에 정확히 걸렸고 좌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4-6 역전 투런홈런이었다. 정우주는 시즌 ERA 7.54를 기록하게 됐다.
구위는 있는데 구종이 없다

정우주의 문제가 뭔지는 팬들이 이미 다 알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직구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상대 타자들은 직구를 노리고 들어왔다. 권희동도 경기 후 최근 정우주의 볼이 많아서 신중하게 접근하다 2스트라이크 이후 존을 좁혀서 쳤다고 설명했다.
최고 155km에 달하는 직구 구위 하나만큼은 리그 최상급이지만 그것 하나만 들고 나오니 타자들이 직구만 기다리면 된다는 게 문제다. 정우주 본인도 슬라이더가 아직 부족하고 커브와 슬라이더의 완성도를 높이고 싶다고 인정했다. 선발로 나와 73구를 던진 키움전에서 직구가 60구였다는 숫자가 지금 정우주의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
왜 계속 중요한 순간에 쓰는가

팬들이 답답해하는 지점이 여기다. 변화구 완성도가 부족한 선수를 필승조 자리에 올리는 게 맞는지다. 상대 타자들이 직구만 기다리면 된다는 걸 알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이라는 중요한 순간에 투입했고, 결과는 역전 투런홈런이었다.
시즌 22경기 ERA 7.54는 쉽게 무시하기 어려운 숫자다. 팬들 사이에서는 당장 1군에서 바쁘게 쓰다 보니 변화구를 다듬을 시간도 없다는 시각이 있고, 슬라이더 하나만 제대로 던질 수 있어도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될 수 있다는 아쉬움도 나온다.
정우주의 미래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19세 투수다. 아직 커리어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고 직구 구위만큼은 리그에서 손꼽힌다. 변화구가 갖춰지면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문제는 동점이나 1점 차 같은 중요한 순간에 계속 쓰면서 결과를 요구하는 게 정우주 본인에게도, 팀에게도 도움이 되는 방향인지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변화구가 완성되지 않은 투수를 승부처에 올리는 것보다 점수 차가 벌어진 여유로운 상황에서 꾸준히 등판 기회를 주며 슬라이더와 커브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나은 선택일 수 있다. 지금처럼 중요한 순간마다 나왔다가 홈런을 맞는 패턴이 반복되면 투수 본인의 자신감도 무너지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