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개 구단이 모두 투수를 선택한 아시아쿼터 시장에서 KIA만 유일하게 내야수를 뽑았다. 80억원짜리 유격수 박찬호가 두산으로 떠난 공백을 총액 15만 달러, 약 2억 2000만원짜리 호주 출신 유격수로 메우겠다는 발상이었다.
그리고 약 두 달 만에 KIA는 그 선택이 실패였다고 인정했다. 26일 KBO에 데일의 웨이버 공시를 신청하며 리그 최초로 아시아쿼터 선수를 교체한 팀이 됐다.
데일은 어떤 선수였나

2000년생 호주 야구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 출신으로, 영입 당시 이범호 감독이 “수비에서 박찬호와 손시헌을 반반씩 닮았고 타격에서 10~15홈런이 가능하다”고 평가할 만큼 기대가 컸다. 호주리그에서 타율 0.381, OPS 0.935를 기록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표본이 34경기에 불과한 호주리그 성적이었고, KBO 무대는 차원이 달랐다. 34경기에서 타율 0.256, 홈런 1개에 그쳤고 수비에서는 무려 9개의 실책을 저질렀다.
수비가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왔는데 정작 수비에서 더 큰 실망을 안겼다. 팬들 사이에서 데일이 열심히 하고 착한 선수라는 건 인정하면서도 수비 기본기 자체가 KBO 수준에 맞지 않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대체자 시라카와는 어떤 선수인가

KIA가 영입을 추진 중인 시라카와 케이쇼는 KBO 팬들에게 낯선 이름이 아니다. 2024년 KBO 최초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 1호로 SSG에 입단해 5경기 2승 2패 ERA 5.09를 기록한 뒤 두산으로 이적해 7경기 2승 3패 ERA 6.03을 기록했다.
2001년생 일본 독립리그 도쿠시마 인디고삭스 출신 우완 투수로 NPB 진출을 꿈꾸며 KBO를 경유했지만 두 차례 드래프트에서 모두 지명을 받지 못했다.

성적 자체가 압도적이진 않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 KBO 경험이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다만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어 몸 상태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결국 대세를 거슬렀다가 가장 먼저 교체하는 팀이 됐다

아시아쿼터를 투수 대신 내야수로 영입한 유일한 팀이 가장 먼저 교체를 결정하게 됐다는 게 KIA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다. 타 구단들도 아시아쿼터 투수들의 성적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교체를 원하는 팀이 여럿이지만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KIA는 야수에서 투수로 바꾸는 구조라 오히려 선택지가 생겼다는 점은 다행이다. 이제 데일이 남긴 유격수 공백은 박민, 김규성, 정현창 등 국내 선수들로 채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