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인데 도대체 얼마나 잘하길래”.. 韓 유망주 잡으려고 올인하는 MLB 구단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마이너리그 투수를 트레이드로 내보내고 있다. 선수를 받는 게 아니라 돈만 받는 트레이드다. 이 돈의 목적지는 하나다. 광주일고 3학년 재학 중인 18세 우완 박찬민과의 계약금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미 두 건의 트레이드를 통해 국제 아마추어 보너스 풀을 확보했고, 현지 언론은 1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이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짜리 선수 한 명을 잡기 위해 MLB 명문 구단이 이렇게까지 움직이는 이유가 있다.

성적이 말해준다

박찬민은 키 191cm, 몸무게 94kg의 당당한 체격을 갖춘 우완 투수다. 최고 150km 안팎의 직구에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스플리터를 구사하며, 빠른 공의 커맨드가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고등학교 2학년 시즌에 5경기 2승 무패 ERA 1.13, 16⅓이닝 6볼넷 25탈삼진을 기록하며 전국구 유망주로 떠올랐다.

올해는 더 압도적이다. 5경기 3승 무패 ERA 0.00, 19이닝 2사사구에 30탈삼진이다. 19이닝 동안 볼넷을 단 1개만 내줬다는 숫자에서 제구력이 어느 수준인지 드러난다. 계약설이 돌던 4월에도 이마트배 고교야구대회 32강전에 등판해 5⅔이닝 60구 3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으로 막아내며 광주일고를 16강에 올려놨다.

왜 필라델피아인가

처음부터 필라델피아만 관심을 가진 건 아니었다. 뉴욕 양키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를 포함해 최소 3개 팀이 박찬민에게 관심을 보였고, 스카우트들이 직접 경기를 지켜봤다.

양키스는 올해 국제 계약 드래프트 머니를 400만 달러 이상 쓸 수 있는 여력이 있어 경쟁이 치열했다. 필라델피아는 그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트레이드로 계약금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법을 택했다. 선수도 지명권도 받지 않고 오직 돈만 받는 트레이드를 두 번이나 단행했다는 건 박찬민에게 그만큼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이다.

광주일고의 또 다른 미국 직행

광주일고는 한국인 메이저리거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다. 지난해에는 투타 겸업 유망주 김성준이 텍사스 레인저스와 120만 달러에 계약하며 미국으로 떠났고, 올해 박찬민이 그 바통을 이어받는 모양새다. 현지 언론은 계약 공식 발표가 수주 내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찬민이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게 되면 KBO 신인드래프트 상위 지명에 큰 변수가 생기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김성준에 이어 박찬민까지 MLB 직행 사례가 이어지면서 2027 드래프트 빅3로 꼽히는 덕수고 엄준상·부산고 하현승·서울고 김지우 역시 미국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