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O 통산 418홈런의 레전드 박병호가 두산 유니폼을 입을 뻔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전 두산 수석코치인 김광수 일구회 회장이 21일 유튜브 ‘스톡킹’에서 공개한 서울 라이벌의 비하인드 스토리다. 성사됐다면 두 팀의 역사가 통째로 바뀌었을 아찔한 이야기다.
“박병호 줄 테니 김재호 달라”

김 회장의 증언에 따르면 두산 수석코치 시절 LG에서 먼저 전화가 걸려왔다. 박병호를 내줄 테니 내야수 김재호를 달라는 제안이었다. 당시 내야 자원이 부족했던 LG가 꾸준히 눈독을 들이던 카드가 김재호였다는 것이다.

두산은 김재호 대신 외야수 정의윤을 역으로 요구했고, LG가 정의윤은 안 된다며 거절하면서 딜은 최종 무산됐다. 지금 기준으로는 홈런왕과 백업 유격수의 맞교환이라 충격적으로 들리지만, 당시 박병호는 LG 2군에 머물던 미완의 유망주였다는 게 반전의 맥락이다.
무산된 트레이드가 만든 두 개의 역사

결과적으로 이 무산은 양 팀 모두에게 다른 역사를 썼다. 김재호는 10년 가까운 백업 생활을 견딘 끝에 주전 유격수로 도약, 2015~2016년 골든글러브를 연달아 수상하며 2004년부터 2024년까지 두산에서만 뛴 원클럽맨 레전드로 남았다. 김 회장도 방송에서 묵묵히 기다려 대박을 터뜨린 김재호를 존경한다며 극찬했다.

박병호의 잠재력은 LG를 떠나고서야 폭발했다.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된 그는 이듬해 생애 첫 홈런왕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5년까지 4년 연속 타이틀을 석권했고, 메이저리그 도전과 KT 시절 홈런왕, 삼성에서의 통산 400홈런까지 채우며 리그 대표 거포로 커리어를 마쳤다. 만약 그 시절 두산으로 갔다면 어떤 야구 인생이 펼쳐졌을지, 팬들 사이에서 상상이 오가는 대목이다.
최형우도 두산맨이 될 뻔했다

방송에서는 또 하나의 무산 트레이드도 공개됐다. 홍성흔이 두산에 있던 시절, 경찰청 제대를 앞둔 삼성 최형우와의 트레이드 이야기가 오갔다는 것이다. 이 역시 성사되지 않았고, 최형우는 이후 삼성과 KIA를 거치며 리그 최고의 타점 기계로 성장했다.
물론 무산된 트레이드를 놓고 어느 쪽의 손해였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박병호의 폭발도, 김재호의 대기만성도 각자 새 환경과 기회가 맞물린 결과이기 때문이다. 다만 전화 한 통의 향방에 따라 원클럽맨 레전드와 홈런왕의 운명이 갈릴 수 있었다는 사실만큼은, 트레이드라는 제도의 무게를 새삼 실감하게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