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노시환의 11년 307억원 계약이 야구계를 뒤흔들었다. 2000년생 동갑내기인 LG 문보경과 비교하면 더욱 흥미롭다. 같은 4번 타자, 같은 3루수인 두 선수의 행보가 이렇게 달라질 줄 누가 알았을까.
노시환은 2019년 드래프트 1라운드로 지명받아 신인 시즌부터 기회를 잡았다. 반면 문보경은 3라운드 지명으로 LG에 입단했지만, 두터운 야수진 때문에 2021년에야 1군 데뷔를 했다. 2년의 시간 차이가 지금의 운명을 갈랐다고 봐도 무방하다.
기록으로 본 두 선수의 실력

2025시즌 성적을 보면 문보경의 우위가 더욱 명확해진다. 노시환은 144경기에서 타율 0.260, 32홈런, 101타점을 기록했고, 문보경은 141경기에서 타율 0.276, 24홈런, 108타점을 올렸다. 홈런 수만 노시환이 앞설 뿐, 타율과 타점에서는 문보경이 우세했다.
wRC+와 WAR 같은 고급 지표에서는 차이가 더 벌어진다. 문보경의 wRC+ 140.0, WAR 4.67은 노시환의 119.9, 3.33을 크게 앞선다. 단순히 홈런만으로 타자를 평가할 수 없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문보경이 30홈런을 넘지 못한 건 잠실구장의 특성 때문이다. 대전구장을 홈으로 쓰는 노시환과 달리, 문보경은 상대적으로 넓은 잠실에서 뛰고 있다. 구장 팩터를 고려하면 문보경의 장타력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시간이 만든 잔혹한 현실

문제는 바로 시간이다. 노시환은 이미 예비 FA 자격을 얻어 장기 계약을 체결했지만, 문보경은 아직 FA까지 3년이 남았다. 2028년 FA 자격을 얻을 때 문보경의 나이는 27세가 된다. 20대 후반에 접어든 선수에게 11년 초장기 계약을 제시하는 구단은 많지 않다.

그래도 문보경의 시장 가치는 상당하다. 현재까지 보여준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4년 150억원 이상도 충분히 가능하다. 노시환이 140억원 오퍼를 받았다는 소문을 감안하면, 문보경은 더 높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LG는 현재 홍창기, 박동원과 비FA 다년 계약을 추진 중이다. 이들과의 계약이 마무리되면 다음 타깃은 당연히 문보경이 될 것이다. 래리버드룰 적용으로 타 구단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할 수 있는 것도 LG의 장점이다.
300억 계약의 가능성

노시환의 307억원 계약이 시장 기준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문보경도 300억원을 받을 수 있을까? 3년 뒤까지 현재 기량을 유지하고, LG가 프랜차이즈 스타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충분히 가능한 숫자다.
솔직히 순수 실력만 놓고 보면 문보경이 노시환보다 나은 면이 많다. 정확성과 팀 배팅 능력까지 갖춘 완성형 타자다. 다만 데뷔 시기의 차이가 만든 2년의 간격이 모든 걸 결정지었을 뿐이다.